[이진우기자의 증시포커스] '등돌린' 외인, 단기로 그칠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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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등을 돌렸다. 14거래일만이다.

코스피시장은 덩달아 출렁였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2p(0.02%) 떨어진 1997.02로 장을 마쳤다.

외인의 ‘팔자세’가 두드러졌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97억원, 69억원을 쓸어담아도 소용없었다. 외인은 무려 299억원을 팔아버렸다.

이 같은 외인들의 변심은 최근 미국 뉴욕증시가 기술주 약세와 기업실적 부진으로 숨고르기를 하는데서 기인했다.

11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는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 등 기업 실적 부진으로 하락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54.37p(1.34%) 내린 3999.73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와 운수창고, 비금속광물, 화학, 건설업이 1% 내외 하락했다. 반면 은행은 2.45% 급등했고 증권주도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에 0.82% 올랐다.

특히 NH농협증권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업계 1위 증권사로 올라설 것이란 기대감에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합병 이후 자기자본은 4조3300억원으로 KDB대우증권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할 전망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으로는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 기아차가 소폭 올랐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LG화학은 2.25% 하락세였다. 또 현대차와 SK하이닉스, 한국전력, 현대중공업도 조금 내렸다.

코스닥시장은 ‘연중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6.17p(1.11%) 오른 562.04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97억원, 227억원의 매도물량을 내놨다. 하지만 기관은 333억원을 사모으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와 비금속, 음식료업종이 소폭 내렸다. 나머지는 모두 상승했다.

특히 IT부품주와 통신장비, 디지털콘텐트, 통신서비스, 제약 등이 2% 이상 크게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으로는 서울반도체와 GS홈쇼핑이 하락한 가운데 상위 15위 업체들 모두 뛰었다.

대장주 셀트리온은 3% 급등했다. 셀트리온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Herzuma)의 유럽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갤럭시S5 글로벌 판매 호조 소식에 파트론은 6.64% 급등했다. 메디톡스는 경쟁사의 차세대 제품개발 중단 소식에 6% 올랐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우호적인 정책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부채 축소(디레버리징)와 지표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1분기 미국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당분간 선진국 증시의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미 증시의 조정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지만 추세적 하락은 아니다”라며 “저평가된 가격과 견고한 실적으로 이익 신뢰도가 높은 IT와 자동차 및 관련 부품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3.9원 떨어진 1038.90으로 거래됐다.

이진우 기자

◇영업용 순자본 비율 (NCR·net capital ratio)=영업용 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표시한 것을 말한다. NCR이 높을수록 재무상태가 좋다는 의미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150%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적기시정조치(150% 미만에는 경영개선 권고, 120% 미만에는 경영개선 요구, 100% 미만에는 경영개선 명령)를 내린다. 8일 금융위는 경영개선기준을 150%에서 100%로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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