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위 존립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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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최정민·이창성 기자】13일 발생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의 북괴 경비병들의 살인도발 행위를 엄중 항의하기 위한 제3백79차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와 경비장교회의가 긴장된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19일 하오4시 판문점에서 열렸다. 본회의는 회담사상 유례없이 5시간이나 지연된 끝에 열렸으나 사태의 중대성을 외면한 북괴의 딴전으로, 1시간40분만에 끝났고, 처음으로 본회의장 밖 옥외에서 가진 경비장교회의도 북괴 측의 엉뚱한 주장으로 실없이 17분만에 끝났다.
본회의에서「유엔」군 측 수석대표「마크·P·플러든」소장은『18일의 사건은 휴전협정 조인이래 일직이 볼 수 없었던 극악무도한 살인행위이며 군사정전위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맹렬히 비난하고『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신 측의 최고사령관에게 전하고 재발하지 않겠다는 것을 신속히 보장토록 하라』고 북괴 측 수석대표인 한주경을 통해 김일성에게 요구했다.
「플러든」소장은 이날 북괴 병들의 만행 현장을 담은 사진 15장을 제시했다. 3차의 항의 발언에 대해 한주경은『그 나무는 도로를 보호하기 위한 나무인데「유엔」군 측이 잘랐기 때문에 자위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딴전을 피우면서『우리도 수명이 부상했다』고 말하는 등 문제의 핵심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한편 본 회담 개최와 동시에 회담 장 밖에서는 남쪽「자유의 집」과 북쪽의「판문각」의 중간지점인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쌍방의 영 관 및 위관 급 경비장교들이 기립, 부동의 자세로 대치한 채 회담사상 초유의「공식 옥외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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