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시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11일밤 11시쯤 전해들은 순간 남편 김정길씨(34·서울 성동구 금호동2가894)는 어느 점장이가『북쪽에 살아있다고 했는데…』 하는 말을 되뇌며 넋을 잃었다.
김씨는 또 『내년쯤에는 집도 장만하여 한번 잘 살아보려 했는데 이 무슨 날벼락이냐』며 통곡으로 밤을 새운뒤 12일상오 3시50분쯤 시체가 발견된 경기도 포천군 현장으로 떠났다.
권씨의 언니 권신자씨(37·영등포구 내발산동115)와 6촌언니 권정임씨(38·금호동3가175) 는 어머니를 찾아 울며 보채는 권씨의 외아들 동운군(3)을 고무젖꼭지를 물려 겨우 달랜후 손을 맞잡고 통곡했다.
『그토록 억척같이 또순이 노릇을 하며 잘살아 보려는 사람을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시아버지 김은순씨(66·금호동1가932)는 지병인 고혈압때문에 벽에 몸을기댄 채 울먹였다.
권씨의 시체발견 소식을 듣고 새벽같이 달려온 형부 김명배씨(44)는 『혹시 살아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돈 몇만원에 사람을 그처럼 잔인하게 죽일수 있느냐』며 범인의 잔혹성에 분노를 터뜨렸다.
비통에 잠겨있는 어른들의 품에서 품으로 젖꼭지를 입에 문채 기어 다니는 동운군에게 옆방에 세들어 사는 최실분씨(40·여)가 밥과 미역국을 끓여 먹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