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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브라질」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국과는 아마도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 「브라질」은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
이 천혜를 타고난 광활한 나라는 너무도 우리 처지와 대조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같은 개발 도상국으로서 비슷한 발전 유형을 쫓고 있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모은다. 비록 처지는 다르다 해도 매우 유사한 서로의 개발 경험은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바로 이 나라의 광산동력성 장관이 내한하여 한·「브라질」간의 경제 협력에 대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 하겠다.
양국은 그동안 지리적인 거리감 이상으로 서로 소원했다. 그 이유야 많겠지만, 무엇보다도 서로의 경제 활동 영역이 그만큼 포괄적이 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은 「브라질」이 갖고 있는 방대한 자원에 모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상공 장관과의 공동 성명은 이런 우리측의 관심을 집약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성명대로 양국의 경제는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할 여지가 많으며, 특히 자원의 공동 개발에서 유익한 협력이 이루어질 소지가 너무도 많다.
알려진 대로 「브라질」은 광활하고 비옥한 국토를 갖고 있어 농산물을 중심한 1차 산품의 생산이 풍부하다. 특히 철광석, 「우라늄」, 동을 주축으로 한 광산 자원은 거의 무한정에 가깝다. 이런 방대한 자원들은 그 동안의 잇단 정치적 불안과 적절하지 못한 개발 정책으로 인해 효율적으로 개발되지 못했던 것이다.
60년대를 거의 지배했던 폭발적인 「인플레」는 중남미 경제 실패의 한 전형으로 손꼽힐 만큼 높은 수준으로 연 80%에 까지 이르렀었다. 이런 고율의 「인플레」지속은 국내 저축의 여지를 거의 없애 버렸고 부득이 외자 의존개발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당연하게도 그 결과는 국제수지의 역조와 대외 채무의 누증이라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한때 이처럼 어려운 지경에 빠졌던 「브라질」은 「인플레」 억제를 최고의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물가 안정에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70년대에 들어와서야 겨우 안정세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인플레」 80%, 실질 경제 성장율 1·5%의 「브라질」 경제는 이제 10%선의 물가 상승과 실질 성장을 기록할 만큼 안정성장국으로 정착한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공업화의 기틀이 잡힌 「브라질」로서는 철강 제품·선박·차량 등 각종 중화학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우리의 협력 여지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번의 양국 회담에서 이루어진 이 분야의 합의는 양국의 보완적인 협력 「패턴」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현재 몇몇 민간 상사들을 중심으로 광범한 중화학 제품 상담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밖에도 화공 약품이나 섬유류 등 일반 공산품에서도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리의 기여 못지 않게 그 곳의 자원 개발 수입체제에 참여할 수 있다면 우리의 실익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는 자원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할 뿐 아니라, 당면 과제인 수입 국의 다변화 시책에도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점 철광석의 공급을 오는 93년까지 약속 받은 이번 교섭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정부 또는 민간 「베이스」의 상설 협력 기구가 설치 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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