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보인 유럽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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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구주공동체(EC) 9개국 정상들은 1978년5월과 6월에 처음으로 총 의석 4백10석의 「유럽」의회를 직선제로 선출할 것에 합의하고 국가별의석배정을 확정시킴으로써 「유럽」통합을 향해 접근했다.
9개국 수뇌들은 13일 폐막된 2일간의 EC정상회담에서 최초의 직선제「유럽」의회의 4백10의석을 놓고 서독·「프랑스」·「이탈리아」·영국에 각 81석씩, 「네덜란드」에 25석, 「벨기에」에 24석, 「덴마크」에 16석, 「에이레」에 15석, 「룩셈부르크」에 6석을 각각 안배함으로써 EC 역사의 한 장을 끝냈다.
지난18개월간 끌어온 EC회원국간 의석안배문제가 마침내 최종결정을 보게 된 것은 보기 드문 역사적이고도 획기적인 결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로써 약 1억5천만「유럽」인들은 78년 서구사상 처음으로 직선제의회를 선출하는 투표에 참가하게 된다.
EC정상회담결과가 밝혀지자 서구에 신기원이 열리게 되었다는 낙관적인 논평이 쇄도하고 있으나 일부 관계자들은 EC가 명실공히 하나의 통합된 실체로 굳어지기 위해서는 경제·통화 면에서 좀더 큰 단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직선제「유럽」의회의석 안배문제는 대·소 회원국들의 각기 다른 입장 때문에 오랫동안 난항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타결된 것이다.
지난4월「룩셈부르크」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는 「프랑스」가 1백98명으로 구성된 현「유럽」의회의 의석분포비율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이탈리아」와 영국이 이에 반대함으로써 이 문제가 미결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후 외상들이 이 문제를 넘겨받아 서독「프랑스」영국 3각 회의에서 영·불·「이탈리아」를 다같이 만족시킬 수 있는 방식을 마련했던 것이다.
현존 「유럽」의회는 「스트라스부르」나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며 주로 협의성격을 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의회의원들은 이미 새로 선출되는 의회가 구공시(EEC)위원회와 각료 이사회에 대해 보다 크고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국가의 주권을 중시하고 있는 EC국가들이 「유럽」의회에 그러한 권한을 부여할지는 두고 보아야 알 일이다. 【AFP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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