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원리 이해하고 기출문제 연습 … 하위권서 1년 만에 만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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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이는 공부를 잘한다. 우리 아이도 어떻게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공부 잘하는 법을 물어보고 싶지만 ‘알려주지 않을 것 같아서’ 아니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망설인다. 중앙일보 ‘천안 아산&’의 아빠 기자와 엄마 객원기자가 대신 ‘100점 학생’들을 만나 학습법을 들었다. 이번엔 천안 서여중 3학년 김지호(16)양의 수학 공부법을 소개한다.

김지호양은 “효과적인 수학 공부법은 개념을 완전히 이해한 뒤 다양한 문제를 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이 기출문제집 공부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진수학]

“우리 아이는 다른 과목들은 모두 평균 점수를 유지하는데 수학만 반에서 꼴찌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스스로 수학 공부법을 찾더니 1년 만에 만점을 받더군요.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해 성적을 올린 게 기특했습니다.” 요즘 엄마 주은주씨는 딸 지호가 자랑스럽다.

1학년 2학기 때 35점으로 곤두박질

김양은 초등생 때 수행평가를 보면 반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다. 그러던 김양이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수학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1학년 1학기 때까지는 초교에서 배운 선행학습 덕분에 반에서 10위권을 유지했지만 2학기 들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문제가 어렵게 느껴졌다. 게다가 휴대전화 게임, 친구들과의 채팅에 빠져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수학 공부를 소홀히 했다. 2학기 수학 성적은 35점. 반에서 최하위권이었다. 전 과목 평균 성적도 1학기 상위권에서 2학기엔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성적표를 받은 김양은 회의감에 빠졌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친구들과 수다 떨고 휴대전화 없인 못 사는 습관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시험 때가 되면 공부에 집중했지만 수학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2학년이 된 김양은 어느 날 형편없는 수학 점수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고민 끝에 찾아낸 해결책은 수학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책을 한 권 공부하는 것이었다. 친구들이 그 책으로 공부하고 있던 터라 특별할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김양은 공부 방법을 조금 달리했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문제를 풀면서 단계별로 자신의 실력 수준을 점검했다. 틀린 문제엔 사선을 그어 놓고 일단 넘어가고 단원을 끝낸 뒤 개념을 다시 보고 문제를 풀어 맞히면 별표를 했다. 중요도에 따라 5개까지 별표를 해 시험 공부 땐 별표가 많은 문제부터 다시 풀어보면서 오답률을 낮췄다.

헷갈리는 공식은 메모지에 적어 책상에 붙여

김양이 두 번째로 선택한 건 기출문제집이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볼 수 있어 시험 준비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수학 개념을 익힌 뒤 다양한 문제로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엄마가 골라준 교재로 공부했다. 개념에서 파생된 문제의 접근 방법이 여러 유형으로 돼 있어 실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김양은 단원마다 유형별로 10개에서 많게는 20개까지 나와 있는 문제를 풀며 시험에 대비했다. 모르는 문제는 이해력을 돕기 위해 요약된 해설을 참고하며 풀었다. 그래도 어려운 문제는 개념 원리 책을 펼쳤다.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조금만 응용된 문제가 나와도 언제든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김양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건 자신의 생활을 바꾸는 일이었다. 잠이 많은 김양은 종종 지각한다. 새벽까지 휴대전화로 놀다 잠드는 게 주요 원인이었다. 늦게 자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했다. 김양은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시간을 확 줄여 그 시간을 공부에 투자했다. 늦어도 오전 1시엔 잠자리에 들었다.

 이와 함께 김양은 수학의 경우 예·복습을 거르지 않았다. 모르는 문제는 표시해 뒀다가 선생님에게 물어본 뒤 다시 푸는 습관을 들였다. 헷갈리는 공식을 적은 메모지를 책상에 붙여 눈에 들어오도록 했다. 개념을 공부할 땐 EBS 강의와 문제집을 활용했다. 매일 문제를 풀어보는 습관을 들였다. 시험기간에는 평소 틀린 문제 위주로 공부하고 수학교과서 문제도 다시 풀었다.

 이런 노력 끝에 김양이 2학년 2학기 때 받은 수학 성적은 100점. 1년 만에 65점을 끌어올린 것이다. 김양은 “수업시간엔 선생님이 설명하는 개념을 이해하고 집이나 도서관에선 문제를 푸는 식으로 공부했더니 수학이 재미있는 과목이 됐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최정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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