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동진 외무부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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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외교는 조용히, 장구 치고 나팔부는 것이 필요 없다는게 박동진 외무장관의 지론.
그래서인지 박 장관은 기자의「인터뷰」에 응하면서도 얘기는 조용하고 신중하다.
-마침 지난 토요일로 취임 6개월을 맞으셨으니「인터뷰」가 제때에 이루어진 느낌입니다.
▲취임 6개월이다, 몇 주년이다 하는데 무감각합니다. 생일에도 미역국 끓여 먹는 것으로 끝내고 있읍니다.
-금년 상반기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 동안 무척 분주했읍니다. 이게 기초작업이 일단락 됐다는 기분입니다.
「워싱턴」·동경·동남아국가연합제국들을 찾아가 그곳 지도자들을 만나 상호 의사를 직접적이고 부드럽게 소동할 길을 일단 마련했읍니다.
외교엔「관람자」의 말초신경을 만족시키고 흥미를 돋우는 것보다는 문제를 조용히 해결하는 것, 즉 무소식이 희소식입니다.
-「유엔」전략은 계획상의 시간표대로 잘 추진되고 있읍니까.
▲「유엔」총회와 비 동맹정상회담을 내다보고 취해야 하는 조치는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일의 성질상 소상히 밝힐 수는 없고 이 문제는 그렇게 알고 넘어갑시다.
외교문제엔 전문가도 많겠지만 직접 책임을 지지 않고 또한 최신 정보에 접할 수 없는 입장에 서면 판단이 추상적이고 오도될 가능성이 많아요.
-지난해 비동맹가입이 결성됐고「유엔」에서 결의안 통과에 성공한 북괴가 금년 들어 만만찮은 외교활동을 벌일텐데요….
▲북괴가 여기 저기서 설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올해의 특징은 공산당 대표를「유럽」에 보내「유럽」공산당과 접촉하여 무슨 도움이라도 받아보려고 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러한 판에 박힌 활동이 외교적 소득을 많이 거두지는 못하리라고 나는 봅니다.
-다른 주권국가를 상대하여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데 우리의 외교능력은 어느 수준이라고 보십니까.
▲전반적인 행정능력은 외국과 비교해 볼 때 높은 위치에 있다고 보며 그중 외무부도 지적수준은 상당히 높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물론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요.
-미국대통령선거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크더군요.
▲누가 선출되건 큰 차이가 없는 것 아닙니까? 특히 대한공약은 바뀔 수가 없겠지요.
-일본에도 둘러오셨지만 대일 관계는 괜찮은 편입니까.
▲내가 방일했을 때 그 쪽에서도 한일관계는 요즘이 부드러워 만족스럽다고 하더군요.
-「뉴요크」에서「유엔」총회를 치러내실 대 건강을 과시해 젊은 사람들도 놀랐다던데 요즈음은 어떠십니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뛰고 주말에 푹 쉬면 만족이고 원래「카드」놀이 같은「실내운동」에 취미가 없기 때문에 날씨만 좋으면 야외로 나갑니다. <글 한남규 기자 그림 정운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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