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무인기, 발견 훨씬 전 떨어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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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4일 강원도 삼척에서 심마니에 의해 처음 발견된 북한 무인기(UAV)가 실제로는 훨씬 오래전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군 관계자는 8일 “기체가 하늘색 단색으로 도색된 것으로 판단했는데 정밀조사 결과 흰구름 모양의 도색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리를 하지 않아 운영 중에 색이 바랬을 수도 있지만 추락한 지 오래돼 그렇게 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며 “파주 무인기와 도색이 거의 같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삼척에서 무인기를 수거할 당시 군은 도색 상태가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북한이 ‘금형(金型)’을 이용해 대량으로 생산했을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추락한 뒤 도색이 변색된 게 사실로 드러나면 북한의 무인기 대량생산 가능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또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에서 15~20㎞ 떨어진 북한군 전방부대에 실전 배치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합동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무인기들의 엔진과 연료통, 기체 무게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한 결과 북한이 장비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무인기를 내려보낸 게 아니라 군사적 목적에 따른 정찰 활동을 위해 침투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무인기들은 평택~원주를 잇는 축선까지 정찰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은 레이더파 반사면적(RCS)이 작은 물체를 감지하는 것이 가능한 저고도 관측장비(저고도 레이더)와 차기 열상감지장비(차기 TOD)의 배치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하지만 저고도 레이더는 한 대에 10억원에 육박하는 데다 탐지거리가 짧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청와대 등 주요 시설들에 먼저 설치하고 나머지 지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상 레이더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3대의 무인기를 모두 신고로 발견한 군은 8일까지 북한의 무인기로 의심된다는 11건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확인 결과 8건은 오인 신고였으며 나머지 3건(강원도 강릉·동해, 경북 영양)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부는 이날 통일부·외교부·국토부·경찰청·국정원과 북한 무인기 관련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송골매, 북한 것과 비교 불가”=군 당국은 이날 현재 운용 중인 저고도 무인기 송골매를 공개했다.

 송골매는 2006년 실전 배치된 우리 군의 주요 정보 전력이다. 이날 경기도 모 부대에서 공개된 송골매는 고도 3㎞ 상공에 떠 주야로 주변 20㎞ 내외를 감시할 수 있다. 발사한 장소부터 최대 110㎞까지 떨어진 채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송골매는 군용 트럭에 설치된 발사통제장비 안에서 2명의 무인기 조종사가 조종했다. 외부 조종사는 조이스틱을 활용해 송골매 기체의 조종을 맡고 내부(감지기) 조종사는 영상탐지기를 조종한다. 서호영(중령) 수도군단 정보 대대장은 “ 영상은 군단·군사령부·합참까지 동시 전송이 가능하다”며 “사진을 찍은 뒤 수거해 가야 정보를 볼 수 있는 북한 무인기와는 수준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북한 무인기보다 5배 빠른 무인기의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스마트 무인기 개발에 8년간 2482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용수·유성운 기자

군, 첨단 무인기 송골매 공개 8일 경기도 모 부대에서 저고도 무인기 ‘송골매(①, 길이 4.8m, 높이 1.5m, 폭 6.4m)’가 이륙하고 있다. 시속 120~150㎞로 비행 가능한 송골매는 한 번 이륙하면 4시간을 체공하며 영상정보를 수집한다. 작전 시에는 이동발사대(ⓢ)에 실어 쏘아 올린다. 100m의 공간만 확보되면 어디서든 작전 투입이 가능하다. 군은 이날 소형 무인기 ‘리모아이’(④·길이 1.72m, 폭 2.72m)도 공개했다. 리모아이는 10배 줌이 되는 13만 화소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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