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밤눈이 어둡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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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어두운 곳이나 밤에 물체가 잘 안 보이는 경우를 야맹증이라고 한다.
망막의 시세포는 추체 세포와 간체 세포가 있는데 추체 세포는 명순응상태에서 물체의 형태 및 색채를 가장 예민하게 인식하나 간체 세포는 암순응상태에서 추체 세포가 감각하지 못하는 약한 광선도 인식한다. 밝은 곳에 있다가 어두운 곳에 가서 순응하는데 보통 40분이 걸리는데 이보다 더 떨어지면 야맹증인 것이다.
야맹증의 원인은 많은데 선천성으로 오는 것으로 특발성야맹·「오쿠찌」병·백점상망막염·망막색소변성 등이 있다.
특발성 야맹은 유전으로 인한 간체 기능의 결손으로 전색맹 등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망막색소변성은 대개 20세 전후의 젊은 사람에게서 점차적으로 야맹증이 진행하는 것으로 중년기이후에는 시야가 몹시 좁아지고 시신경이 위축되고 백내장도 뒤따르게 되어 거의 실명에 빠지게 된다. 열성유전을 받는 병으로서 흔히 난청과 언어장애를 동반한다.
백점상 망막염과「오쿠찌」병은 혈족결혼인 경우에 드물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후천성으로 오는 것으로는「비타민」A 결핍증이 가장 많은데, 요즘은 생활수준이 높아진 탓으로 도시에서는 거의 없으나 농촌에서는 이따금 발견된다. 1∼5세의 어린이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모유나 우유를 먹이지 않고 영양실조에 빠지거나, 실사를 심하게 하는 경우,「비타민」A가 부족하여 발육부진·야 맹·결막건조 및 각막이 뿌옇게 되고 나중엔 각막이 헐어서 실명하게 되는데「비타민」A를 많이 섭취시켜야 한다.
이밖에 간 질환으로「비타민」A의 대사과정에 장애가 있어도 야맹증이 나타난다. 또 망막간 체의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 즉 녹내장에서 시야가 좁아졌을 때, 고도근친·산재 성 맥락막염·「니코틴」중독·시신경위축 때에도 나타나며 강한 볕에 수일간 오래도록 노출된 후에도 나타난다.
이와 반대로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이는 경우를 주맹이라고 한다. 그 원인으로는 축성시신경 염이나 전색맹·각막 및 수정체의 동공중앙부에 혼탁이 있는 경우 등이다. 어두운 곳에서 동공이 커지면 주변 부의 맑은 부위로 광선이 많이 들어와 어두운 곳이나 밤에 잘 보이게 된다.
김상민<경희대의대 교수·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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