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생 수능 영어 학습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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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소장(왼쪽)과 이진서 강사는 “수능 영어가 쉽게 출제됨에 따라 영어에 강한 외고 학생의 대입 전략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서 영어에 강한 외국어 고등학교 학생이 수능 등급을 받는 데 불리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입 전략을 바꾸는 외고 학생이 많다. 수능보다 수시 전형을 겨냥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수년간 외고 학생을 지도해 온 목동 미래타임 김동영 영어연구소장과 이진서 영어과 대표강사에게 외고 학생의 영어 학습법과 대입 전략을 들었다.

-일반고와 다른 외고의 특장점이 있다면.

김동영(이하 김)=외고는 일반고에 비해 영어와 제2외국어의 교과과목 이수 단위 비중이 높다. 일반고는 필수 이수 단위가 116단위지만 외고는 72단위다. 외고는 나머지 44단위를 외국어 교육으로 채우고 있다. 문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외국어나 외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적합한 교육과정이다. 일반고보다 세분화된 동아리 활동이 많아 학교에서 다양한 경험도 쌓을 수 있다.

-학습 방법도 다를 것 같다.

이진서(이하 이)=외국어 교육이 우선이다보니 언어적인 접근을 통한 학습이 필수다. 서울 한 외고의 경우 생활 영문법 과정과 다양한 주제의 영자신문 독해, TED 같은 글로벌 강연회의 내용을 들으며 구어체 습득, 유명한 연설문을 보면서 역사와 인문학을 이해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일반고 학생도 영어 관련 동아리 활동이나 번역 오류 찾기 같은 것을 하면 영어학습에 도움이 될 듯하다.

-외고엔 영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모여있다. 학습 전략은.

김=영어와 언어적 소양이 뛰어난 학생이 외고에 입학하는 만큼 영어 성적 우수자가 많다. 다만 영어를 잘 구사하는 것과 수능을 잘 보는 건 약간 다르다. 국어는 분석적인 사고력를 요구하는 데 반해 영어 지문의 대부분은 직선적인 사고력을 요한다. 영어 구사능력과 함께 사고력 향상이 필요한 이유다. 또 외고 학생의 경우 1학년 땐 모의고사에서 영어 만점자가 많지만 3학년 실전 수능에서는 만점자 비율이 50%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고 학생 대부분이 1, 2학년 때까지는 영어 공부를 집중적으로 해 성적이 좋다. 3학년이 되면 수능 압박감 때문에 다른 과목에 중점을 두기 시작한다. 정작 열심히 준비해야 할 시기에 상대적으로 영어 공부에 소홀해지는 셈이다. 내신과 수능 준비를 잘 조절해야 한다.

-학원 외고반 수업 특징은.

이=1학년은 수능 대비와 텝스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 물론 중간·기말고사 기간에는 내신 대비도 철저히 한다. 2학년은 텝스를 제외하고 수능과 내신 준비에 집중하다가 겨울방학 때부터 수능에 초점을 맞춰 수업한다. 교재도 학년별로 다르다. 1, 2학년은 수능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 풀이를, 3학년 땐 EBS 교재와 번역 문제, 학원에서 직접낸 문제 등을 주로 활용한다.

-외고 학생을 위한 대입 전략은.

김=‘외고 학생은 수시 전형에 유리하다’는 편견을 갖기 쉽다. 하지만 외고 학생이라고 모든 수시 전형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수시는 크게 내신우수자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 일반 전형, 특기자 전형으로 나뉜다. 일반고 학생은 모든 전형에 지원할 수 있지만 외고학생의 경우 내신 우수자 전형엔 지원할 수 없다. 다만 특기자 전형에 속하는 어학우수자 전형은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외고 학생이 유리한 편이다. 특기자 전형이 부활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를 노려볼 만하다.

-수능 영어 만점을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학생을 위한 조언은.

이=과거보다 수능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영어를 만점 받았는지, 한두문제 틀렸는지에 따라 수능 등급이 좌우될 수 있다. 문제가 쉬워진다 하더라도 분명 한 문제 정도는 어렵게 나오기 마련이다. 2015학년도 수능 영어에서는 그동안 학생들이 어려워했던 빈칸 완성 문제가 줄어들 전망이다. 대신 글의 흐름이나 순서 맞추기, 제목 추론 문제 등이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때문에 이러한 문제 유형에 익숙해져야 한다.

● 김동영 소장: 미국 위스콘신주립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목동 미래타임 영어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2002년 영어 강의를 시작해 2005년부터는 외고 학생과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진학 지도를 하고 있다.

● 이진서 강사: 목동 미래탐구 학원에서 영어과 대표강사를 맡고 있다. 연세대를 졸업했으며 2006년부터 외고반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 대치 미래탐구에서 원장을 역임했으며 올 3월부터 강의에 전념하고자 평강사로 돌아왔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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