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모내기가 늦어진다|경남·전남 일부 제외 강우량 평년의 3분의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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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모내기철을 맞은 농촌에 가뭄극복 작전이 한창이다. 20여일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전남과 경남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강우량이 평년의 3분의1에도 못 미쳐 농민들은 밤을 새워 우물을 파고 양수기를 총동원, 강물을 끌어올리는 긴급한해대책에 나서고 있으나 곳곳에서 못자리가 마르고 식수난을 빚는 등 한해가 극심하다. 이때문에 20일부터 시작된 모내기가 지역에 따라서는 예년의 3분의1에도 못 미치고 담배를 비롯한 특용작물과 봄보리 농사도 큰 지장을 면치 못하게 됐다.
중앙관상대에 따르면 5월중 전국 평균강우량은 43mm로 예년의 89mm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청주·서산·강릉·추풍령 일대는 평년의 64∼80mm에 비해 19.7∼23.5mm밖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것.
이 일대 농민들은 앞으로 10일만 더 가뭄이 계속되면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걱정들이다.
지난 11일 18.6mm의 비가 내린 뒤 20일째 비 한방울 내리지 않고 있는 수원지방은 2ha의 예비못자리까지 설치하고 관수용 양수기 38대를 동원했으나 30일 현재 모내기 실적이 전체식부면적 1천6백46ha의 12%인 1백97ha에 지나지 않고 있으며 50ha의 모가 말라죽고 있다.
이와함께 광교수원지가 말라 바닥을 드러내는 바람에 23만 시민들이 심한 식수난까지 겪고 있다.
수원시 연무동 150 이재인씨(50) 등 2백60가구 1천2백여명의 주민들은 1km나 떨어진 해발 4백m의 봉수바위 산을 오르내리며 우물물을 길어먹고 있다.
대전지방의 경우 5월중 강우량은 36.1mm (예년 68.8mm) 로 30일 현재 수리안전답 14만5천2백51ha의 모내기는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보충급수가 어렵고 수리불안전답 3만1천2백ha는 현재 강우량으로는 모내기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밭작물 가운데 담배는 성장상태가 평균 25∼30cm로 작년의 35∼40cm에 비해 10cm가 덜 자라고 있다.
포도도 꽃잎이 바로 시들어 결실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밭보리는 수분 부족으로 이삭이 제대로 여물지 못하고 그대로 시들어가는 현상까지 빚고 있다.
안동·영주·봉화 등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낙동강 상류와 지류의 크고 작은 개울들이 말라붙어 논물을 대지 못하고 비오기만 기다리고 있으며 고추·감자·콩 등이 한해로 수확이 크게 줄게 됐다.
강원도 고랭산간지 1만4천7백ha의 감자밭도 수분함량이 60%이하로 떨어져 감자순이 10cm 가량 자라다 성장이 중단되고 있다. 춘천 측후소는 강우량이 적은데다 변덕날씨로 훈풍이 자주 불어 농작물의 한해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삼척군 북평지구의 경우 6월5일까지 4천2백50단보의 논에 못자리를 설치, 모내기를 끝낼 계획이나 30일 현재 4단보 밖에 모를 심지 못해 농민들은 양수기를 동원, 강물을 막아 물을 대고 밤을 새며 우물을 파고 있으나 3천3백단보의 재래답과는 달리 9백50여단보의 천수답은 단 한포기의 모내기도 못하고 있다.
5월중 전국 주요지방의 강우량은 다음과 같다 (단위 mm·괄호안은 예년 평균강우량).
▲서울 = 40.7 (86.3) ▲인천 = 38.8 (72.5) ▲수원 = 33.7 (82.9) ▲청주 = 21.6 (79.0) ▲대구 = 34.8 (67.4) ▲포항 = 30.4 (74.5) ▲울산 = 25.2 (106.3) ▲부산 = 79.0 (139.3) ▲충무 = 85.0 (122.0) ▲서산 = 23.5 (80.0) ▲대전 = 36.1 (68.8) ▲강릉 = 19.7 (64.1) ▲춘천 = 62.3 (58.5) ▲군산 = 40.4 (83.6) ▲전주 = 41.0 (84.7) ▲광주 = 51.0 (92.0) ▲목포 = 44.7 (99.7) ▲추풍령 = 26.0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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