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의 구현에 앞장서는 「새 변호사상」을 세우겠다|신임 대한변협 배영호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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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일부 탈선 변호사들의 비행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변호사 사회전체의 위신을 실추시킨 것을 가슴아프게 생각합니다. 알려졌다시피 변호사협회의 제도·운영면에 문젯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건전하고 성실한 대다수의 변호사들이 품위와 정직을 사명으로 일하고 있는 한 국민들은 변호사를 신뢰해도 좋습니다-.』
스스로 「어렵고 미묘한 때」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는 신임 배영호(62)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제25대)은 얼마전 악덕·부성실 변호사들로 인해 빚어졌던 일련의 법조부조리사건이 좀체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 듯 변호사의 긍정적 역할부터 강조한다.
-신임소감과 앞으로의 대한변협 운영계획은?
『일부로부터 잘못 알려진 것처럼 변호사가 돈벌이만 아는 이기적인 직업인은 아니다.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구현에 앞장서는 변호사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알리고 여론을 참답게 이끌어 변호사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밑거름이 되겠다. 아직 변협의 업무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어 복안을 충분히 밝힐 단계는 아니나 변호사세계의 비리를 야기하는 원인제거에 주안을 두고 우선 자체정화작업에 매진할 예정이다.』
-변호사협회의 사회참여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변호사는 사회봉사를 전제로 하는 직업인이다. 또 최근 법률학의 추세가 국가사회발달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세를 거역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사회의 진보에 기여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법원·검찰과의 관계에서 건의하고 싶은 사항은?
『전임 임한경 회장이 추진하던 형사소송법 개정운동 등은 계속 대한변협의 사업으로 밀고 가겠다. 나자신 판사·검사·변호사를 두루 해왔기 때문에 특정 「사이드」의 양보를 요구하거나 한 분야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법원·검찰·변호사는 각자 다른 업무상 목적차이로 인한 일의 분화를 존중해야 한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미소를 잊지않는 배회장은 사법·행정·입법부를 두루 거친 원로 법조인. 원만한 인품과 치밀한 두뇌로 항상 부하들로부터 존경을 잃지 않았던 그는 지극히 평범한 생활태도로 인해 특별한 「에피소드」를 남기지 않은 것이 특징.
『변호사를 산다』는 표현을 가장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그는 재물에 탐하지 않는 변호사생활을 하는 것이 여생의 꿈이라고. 사실 이같은 성격 때문에 변호사는 적성에 맞지 않는 편이라고 솔직이 말한다.
경북 대구 출신으로 대구고보(현 경북고) 경도제대를 거쳐 42년 일본 고문사법과에 합격했다. 특별한 신념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일제때 한국인 수재가 할 수 있는 일이 법관·의사밖에 없어 법관이 되었다고.
부인 하영수 여사(62) 사이에 5남3녀를 두었다. 취미는 바둑, 급수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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