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규모 제철공장」으로의 발돋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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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포항종합제철의 2기 확장공사가 준공, 제2고로의 화인식을 가짐으로써 이제 우리 나라는 국제규모의 제철공장을 갖기 위한 두 번째 계단에 올라섰다.
지난 64년부터 종합제철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꿈을 키우기 시작, 그동안 세계은행(IBRD)의 규모에 대한 비경제적평가와 대한국제제철차관단(KISA)의 붕괴 등 어려운 여건을 이기고 70년4월에 1기 공사를 착공한지 6년2개월만에 2백60만t규모(조강베이스)에 도달한 것이다.
더구나 1백3만t규모의 1기 설비가 39개월이 걸린데 비해 2백60만t으로 늘리는 2기 설비는 3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고 1기 때의 경험을 살려 건설자재 및 설계용역의 국산화율을 높여 2백38억원의 공사비 절감까지 해냈다.
제철은 중화학공업의 핵심부분이며 제강능력과 소비수준은 공업화의 척도가 되는 상징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산 2백60만t규모의 종합제철을 갖게된 우리는 아직도 단위공장 규모로는 세계 70위 수준이고 전체 제강능력을 합친 국 순위로는 27위를 기록, 북괴의 연간 3백20만t(우리는 4백만t)을 제압하는 정도다.
앞으로 79년까지의 3기 공사가 끝나 연산 5백50만t 규모가 되면 단위공장 순위도 25위 정도가 되고 82년까지의 4기 공사로 연산 8백50만t규모가 돼야 비로소 10위 안에 낄 수 있는 종합제철을 갖게되는 것이다. 우리 나라 철강수요는 1차 5개년 계획기간 중 연평균 18.1%, 2차 5개년 계획기간 중 25.4%, 3차 5개년 계획기간 중 16.5%가 증가, 금년 말에는 4백84만2천t에 이르게되며 내년부터 시작되는 4차 5개년 계획기간 중에는 16.6%가 늘어 81년에 1천84만t(KDI추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1인당 소비수준으로 보면 지난 74년 중 미국 6백80㎏, 일본 6백88㎏, 서독 6백79㎏인데 비해 우리는 96㎏수준.
앞으로 중화학공업의 집중 건설로 기계·조선·자동차 등의 철강다소비 업종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서도 포항종합제철의 확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제철사업의 전후방 파급효과는 제쳐놓고라도 1기 설비에 투입된 외자가 1억6천8백만「달러」, 2기 설비에 3억4천1백만「달러」로 모두 5억9백만「달러」가 투입됐는데 2백60만t규모의 포철은 연간수출 2억2천6백만「달러」, 수입대체 2억4천4백만「달러」로 한해의 국제수지 개선효과가 4억7천만「달러」에 이르고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2기 공정완료로 특징지을 수 있는 것은 제2고로 가동으로 심장이 두개가 됐고 최신설비인 연적로조공정의 도입과 냉연공장이 내년 2월부터 가동하면 제품의 다량화로 기여도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냉연공장의 신규가동은 석도용「코일」아연도골판, 냉연박판 등 7종의 제품을 추가함으로써 자동차·냉장고·세탁기·「에어컨」의 수송기기와 가전제품업계, 통조림업계 등에 원자재공급 안정을 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종합제철은 규모가 방대하고 앞으로 4기 설비까지의 증설이 진행 중에 있어 그 나름대로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건설자원의 조달이다.
이미 공사가 착공된 3기 건설(5백50만t)에 필요한 외자 7억6천6백만「달러」도 문제이려니와 약2천5백억원의 내자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달하느냐하는 점이다.
외자의 경우 1기에 투입된 외자평균금리가 연4.1%인데 2기 때는 5.2%로 올랐고 3기에는 연8%가 예상된다.
내자는 2기 설비에 들어간 9백83억원 중 80% 에 해당하는 7백87억원이 자체이익과 감가상각 등 유보자금으로 충당됐는데 3기 설비에는 2천5백억원 중 40%에 해당하는 1천억원만 자체 조달할 능력이 있고 나머지 1천5백억원은 정부에 의존해야하기 때문에 그 조건이 문제될 수밖에 없다. 둘째는 원료조달이다.
2백60만t을 기준할 때 필요한 철광석과 원료탄, 석탄석 등은 연간 7백20만t이 필요하다. 앞으로 5백50만t규모가 되면 원료총량은 1천5백만t·8백50만t이 되면 2천5백만t의 원료가 소요된다.
아직까지는 호주·인도·「캐나다」·「페루」 등과 장기원료공급 계약이 맺어져 별 문제가 없으나 규모확대에 맞춰 원료의 해외개발 등 안정적인 공급 및 확보를 국가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기능인력의 확보다.
벌써부터 유사경쟁기업의 출현 등으로 종업원들의 동요가 일고있다.
규모확대에 따라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하고 공장관리체제도 능률적으로 개편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포철이 경쟁력을 지닌 기업이 되려면 원료문제의 해결과 재무구조가 계속 건전화돼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백히 해주고있는 것이다. <이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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