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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일본관 일본인의 한국관|아세아 정책연구원「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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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일 양국의 국민들은 아직도 서로를 「가장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고 생각하는 소원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세아정책연구원(원장 민관식)은 28일 이 연구원 강의실에서 『한국인의 일본관』(한배호 교수·고대)과 『일본인의 한국관』(초류대장·일본평론가)이라는 흥미 있는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양국민간의 반감요인 분석과 함께 그 해소책을 논의했다.
한배호 교수는 한국인의 대일「이미지」는 대체로 ①야만적이고 몰인정하다 ②처형 받아야 할 범죄자다 ③배은망덕한 경제동물이다 ④교활한 사람들이라는 등 4가지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이미지」의 형성은 『오랫동안에 걸친 불신감과 멸시감·경원관계가 누적된 결과로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반일감정의 형성요인은 일제학정 등에서 연유된 『가해자-피해자 관계』의 심층의식, 뿌리 깊은 역사적·문화적 『우월-열등의식』·나쁘게만 전승돼온 대일 감정의 대중「이미지」등으로 요약했다.
『내면적·도덕적 차원에서는 일본이 아직도 옛 군국주의를 완전히 청산치 못한 것 같다』고 비판한 한 교수는 현 한국인의 일본관은 전후 달라진 것보다는 전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일본의 모습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근본적인 양국민간의 반감 해소책으로 『서로의 사건이나 사회적 문제를 의식적으로 편향해석, 기존 대중「이미지」와 영합하는 행위를 지양할 것과 양국정부·교육기관·사회단체가 왜곡돼온 역사적 「이미지」의 불식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일 것』등을 제의했다. 「구사야나기·다이조」씨(초류대장)는 『일본인의 한국관은 상당히 중층적이고 다기하지만 그 인식의 양태는 과도적이며 유동적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일치된 전제나 집약점을 찾기 어려운 일본인의 한일관은 대체로 3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첫째는 세대에 따른 인식의 차이를 보여 전쟁세대는 한국인을 「학우」·「전우」로 생각하며 전전세대는 일제지배에서 얻은 음산한 기억과 함께 한국의 정치적·경제적 안정이 일본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후세대는 현실적 판단보다는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로맨티시즘」에 빠져 반한적인 완고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
둘째는 일본인 특유의 외국관에 기인하는 것으로 「구사야나기」씨가 12명의 지식층 인사에 대한 한국관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은 화를 잘 내고 결판에 성급한 「아시아」의 「라틴」국가인 ②한국인은 특유의 자연관과 섬세함을 지닌 동양문화의 최후창고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
셋째는 「애꾸눈적 인식」의 한국관이다.
한국을 가까이하며 긍정적으로 이해하려는 체제 쪽의 사람들이나 관광객과 반체제 쪽의 사람들이 대화능력을 상실한 채 편향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구사야나기」씨는 양국간의 올바른 인식을 위해서는 『양국의 신세대는 사실관계에 의한 인식을 기초로 교류를 시작할 것과 상호 이해해 협력하면 양국은 동양인의 예지에 의한 번영을 기초로 한 「아시아」 의 안정세력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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