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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찾아 큰 고통 겪는 미국 가톨릭 교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 내의 최대 종교교파로 전 인구의 4분의1(4천9백만)을 신자로 하고 있는 미국의 「가톨릭」교회가 급격한 변화를 향한 진통을 겪고있다.
지난 10년간 분파의 조짐까지 보이는 혼란은 교황의 절대권에 대한 반기, 사제들간의 이견, 교리에 대한 회의, 성직자의 잇단 성직이탈, 신자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근착 「타임」지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지난 10년간 미국 「가톨릭」교회의 변화를 분석하고 그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있다. 「로마·가톨릭」하면 향내음 속에 고대「라틴」어로 찬송가를 부르는 근엄한 의식을 연상한다. 30을 넘은 많은 미국교인들은 규율에 따라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내세를 보장해 주는 안전하고 질서 있는 영적인 요새 속에서 살아 왔다.
그러나 그 요지는 십년 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65년에 끝난 제2차「바티칸」 공의회 후 미국의 「가톨릭」교회는 떠들썩한 새로운 「무드」에 휩쓸린 것.
수많은 사제와 수녀가 성직을 버리고, 신자들은 「미사」를 멀리하는 현상 속에 「가톨릭」신자이면서도 그들의 사생활에 대한 교회의 간섭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평신도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주교들까지도 사회참여와 신앙·전통·변혁 등에 큰 이견을 보이고 분열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이견이 나타나고 변화에 대한 상승하는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은 산아제한문제. 68년 교황 「바오로」6세의 인공 피임 금지 선언에 대한 74년의 조사는 「가톨릭」신자 83%가 그 교령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일 미사 참석율은 63년 71%에서 74년 50%로 떨어졌으며 월별 고해 참여는 38%에서 18%로 줄었다. 결국 교황의 윤리적인 칙령은 「가톨릭」가정으로부터의 조용한 반대에 부닥쳤으며 교회의 자리만 텅 비게 한 셈이다. 인공피임의 금지는 교회의 권위에 큰 위기를 몰고 온 것이었다.
교회의 쇠퇴와 분열의 징후는 다른 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1만3천3백40개의 「가톨릭」계 학교 중 3천1백 개의 학교가 문을 닫았으며 지원자도 65년 5백60만명에서 75년엔 3백50만명으로 줄었다.
약3만5천명의 수녀와 유수한 주교를 포함한 1만명의 사제가 결혼을 하거나 환멸을 느끼고 성직을 떠났다. 그러나 이들을 대신할 새로운 사제의 충원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신학대학지원자가 64년 4만9천명에 비해 75년엔 1만7천2백명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교구가 사제부족현상을 빚고있어 최근엔 여자 사제나 결혼한 사제의 임명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하나 불만의 표시는 「가톨릭」교도들의 이혼율이 비「카톨릭」교인과 맞먹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교인들은 잘못된 결혼임이 판명 됐을 때 이혼할 수 있는 자유가 인정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있다.
이런 전통에 대한 반기 속에서 의식자체의 변화도 컸다. 교회 밖의 「미사」 또는 개신교와의 합동예배가 성행하는가 하면 「미사」에 춤이 곁들여지고 마주 앉아 하는 고해의식도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전통적인 강력한 권위주의적 입장을 지지하는 운동도 일고있다.
자유를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소원하게 하지 않으면서 권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인도해야할 「딜레머」에 빠져있는 미국의 「가톨릭」은 지금 권위의 강화와 자유의 위험성사이에 필요하면서도 미묘한 균형을 찾아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타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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