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중반…「리건」·「카터」에 협공 당하는 「포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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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리건」이 지난주 「텍사스」예선에서 거둔 승리가 양적으로 큰 의미를 가졌다면 지난 4일 「인디애나」주의 승리는 질적으로 중요한 것이었다. 「포드」가 「텍사스」주에서 「리건」에게 완패 당했을 때는 그래도 「텍사스」는 역시 남부니까 하는 최소한의 변명과 자위가 가능했다. 「포드」는 「인디애나」주에서 설욕하겠다고 별렀었다.
그러나 「리건」은 남부가 아닌 「인디애나」에서도 북부에서의 첫 승리를 거둠으로써 「남부후보」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 던졌다. 「리건」은 북부에서도 돌파구를 찾았다. 그래서 그는 남부와 서부에서 1천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가지고 지명대회에 나가겠다는 소위「선·벨트전략」을 여유 있게 수정하고 있다.
「뉴요크·타임스」와 CBS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텍사스」에서와 마찬가지로 「리건」이 「인디애나」에서 이긴 것은 민주당과 무소속유권자들이 대거 공화당 예선에 참가하여 민주당유권자들은 거의 모두가, 그리고 무소속유권자들은 3대2의 비율로 「리건」에게 표를 찍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건」은 지금까지 민주당과 무소속 유권자들간에는 「포드」보다 자기의 인기가 높다고 주장했다. 그런 주장이 일단 증명됐다. 같은 날 「리건」은 「조지아」와 「앨러배마」주에서도 이겼다.
지금까지의 예선 모두를 보면 「포드」가 「뉴햄프셔」「플로리다」「매사추세츠」「일리노이」「위스컨신」주 등에서이기고 「리건」은 「노드캐럴라이나」「텍사스」「인디애나」 주에서 이겼다. 「리건」은 내리 5개 주의 예선을 계속 이겼다. 「포드」·「리건」의 경쟁은 예선이 시작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서 「리건」이 「포드」를 수세에 몰고있는 것이다.
지명대회 대의원 수로는 「리건」이 3백51명으로 「포드」의3백24명을 앞질렀다.
그러나 무소속 대의원 3백10명의 대부분이 「포드」를 지지하는 것으로 되어있어서 「인디애나」주까지의 예선결과가 「포드」의 지명가능성까지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노드캐럴라이나」와 「텍사스」「인디애나」에서와 같은 놀라운 사태가 거듭 이루어질 가능성은 항상 남아있다.
「포드」에게 심각한 것은 민주당과 무소속 유권자들이 11월 선거에서도 자신을 외면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리건」에게 투표한 민주당과 무소속 유권자들은 과거에는 「조지·월리스」에게 투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월리스」가 저조하고 「카터」가 민주당후보로 거의 확실하게되자 「리건」에게로 돌려간 것이다.
「리건」은 「인디애나」주에서 인물보다는 정책으로 이겼다. 「리건」은 ⓛ연방정부의 역할이 지나치게 커지는데 반대 ②국방비의 삭감반대 ③「키신저」방식의 「데탕트」반대를 주무기로 삼았다.
「인디애나」주에서 「리건」을 지지한 유권자들은 이 세 가지에 대한 「리건」의 주장에 동조한다고 「뉴요크·타임스」와 CBS방송기자들에게 말했다.
「포드」진영은 지금 선거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거기서 나오는 새로운 전략은 어쩌면 「키신저」외교의 상당부분을 「동결」시키는 것을 포함할지도 모른다.
CBS방송의 「월터·크룽카이트」가 지적한 것 같이 금세기에 들어와서 현직 대통령이 자기당의 지명을 받는데 「포드」같이 고전한 예는 없다.
「리건」이라는 유능한 극우선동가는 지금 「카터」를 위한 완벽한 선거운동원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68년과 72년에 걸쳐서 대통령후보지명을 놓고 내부 분열을 일으켜서 공화당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제공했던 민주공은 지금 「카터」를 중심으로 착실히 결속하고 있어 「포드」는 한층 초조하다. 「리건」의 도전이 그만큼 심각하면 「포드」가 지명을 받는다고 해도 그 대가가 크게 마련이고 그렇게만 되면「카터」를 상대로 하는 11월의 본선에서 그만큼「포드」의 입장은 불리하게된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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