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달리기] 6. 자, 이제 달려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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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스 중 러닝화 끈이 풀리지 않게 단단히 매야 한다. 황영조 감독이 끈을 매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성선 기자

'행복한 달리기'의 마지막 회는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의 실전 강의입니다. 대회에 도전하는 분을 위한 조언입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황 감독은 강원대 스포츠과학부 겸임교수이면서 SBS 마라톤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대회 3개월 전부터는 훈련량을 높이다가 50일 전부터 줄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42.195km를 완주하려면 달리지는 않더라도 4~5시간을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근력이 필요합니다. 숙련된 러너라면 숲이나 야산에서의 크로스컨트리를 권합니다. 심폐기능.근력.속도를 키우고, 평지에서 쓰지 않는 근육을 고루 발달시켜 줍니다. 달리는 시간에 대한 공포를 줄이기 위해선 속도에 관계없이 3~4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연습도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활동량이 적은 직장인이나 학생은 1주일에 4일 정도 훈련하는 게 적당합니다. 매일 훈련을 하면 손상된 근육이 회복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훈련 시간은 한 번에 1시간반 정도가 좋습니다. 매일 훈련을 할 경우엔 훈련량과 강도를 적절히 낮춰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합시다.

대회 2~3일 전에는 1시간 정도의 조깅과 스트레칭으로 충분합니다. 조깅을 하면서 평소 훈련 때의 리듬을 유지하도록 신경쓰세요. 스트레칭은 달릴 때 가장 많이 쓰는 무릎 관절과 발목을 중점적으로 해둡니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거나, 다리를 들어올려 팔로 무릎을 잡는 것 등으로 몸을 풀어 줍니다.

대회 전날엔 푹 쉬면서 당일 지참해야 할 용품 리스트를 검사합시다. 신발.양말.운동복.바셀린.번호표.옷핀.시계 등…. 출발할 땐 좀 춥더라도 달리다 보면 체온이 올라간다는 점을 고려해 경기복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잠을 충분히 자 두세요.

당일에는 최소한 경주 시작 3~4시간 전에 식사를 하세요. 위에 부담이 갈 기름진 음식은 피합니다. 맑은 국과 찰밥에 김.멸치.콩자반.백김치와 같은 음식을 권합니다. 오이.토마토 같은 생채소를 곁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식사 대신 찰떡.카스텔라.바나나 등으로 간단히 요기해도 좋고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레이스 중 설사를 할 수 있으므로 피하세요. 물은 출발 전까지 목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조금(100CC 정도)씩 자주 마셔 둡니다.

자, 준비가 됐으면 이제 달립시다. 다른 사람의 속도를 쫓다가 페이스를 잃지 말고, 자기만의 속도로 달려 봅시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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