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백만 불의 방송뉴스·캐스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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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스」를 노래나 춤처럼 방영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익살을 부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TV 「뉴스」의 보도는 지금도 아예 「뉴스·쇼」라고 불린다.
미국 CBS방송의 「월터·크롱카이트」, NBC의 「죤·챈슬러」. ABC의 「해리·리즈너」같은 거성들이 등장하는 저녁 「뉴스」는 규모로 보나 인기로 보나 「쇼」라는 이름을 다는데 손색이 없어 보인다.
ABC방송이 NBC의 「투데이·쇼」라는 인기 「프로그램」 담당자 「바버러·월터즈」라는 여자를 최근 연봉 1백만「달러」로 모시고 가서 저녁 「뉴스」를 맡기기로 한 것도「쇼」 산업으로 변모해 가는 TV「뉴스」의 성격을 적절히 표현한 것이다. 「뉴스」를 보도하는 사람이 이제는 「할리우드」의 「폴·뉴먼」 「바브러·스트레이전드」 「잭·니콜슨」등이나 누리던 「스타덤」까지 오른 것이다.
「뉴스·쇼」의 황제라고 할만한 「월터·크롱카이트」의 연봉도 아직 50만「달러」에서 70만「달러」 사이에 머무르고 있고 「바버러·월터즈」와 공동으로 「뉴스·쇼」를 진행할 ABC방송의 「해리·리즈너니」의 연봉도 40만「달러」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바버러·월러즈」의 ABC이적은 그것 자체가 큰 「뉴스」요 화제다. ABC는 선전 겸해서 그 보도를 자꾸만 부추긴다.
「바버러·월터즈」는 「슈퍼스타」다. 「파리」에서 월남평화협상이 한창일 때 기자들은「키신저」의 꽁무니를 좇아 뜀박질을 했다. 그러나 「키신저」자신은 틈이 날 때면 「바버러·월터즈」와의 호젓한 「데이트」로 긴장을 풀기 일수였다. 「뉴스위크」지는 2년 전「바버러·월터즈」를 「커버·스토리」로 요란하게 취급했다.
「나이트·클럽」 경영자의 딸로 태어나서 두 번 결혼에 두 번 이혼이라는 연예자적인 생활 「스타일」 역시 「바버러·월터즈」의 「쇼·비즈니스」의 소질을 키우는 거름이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버러·월터즈」는 1961년 NBC 방송의 「투데이·쇼」에 참가하여 지금까지 많은 문제작들을 남겼다. 「닉슨」 전 대통령·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부인 「메미」여사· 「로버트·케네디」 전 상원의원· 「존슨」 전 대통령의 부인 「버크」여사·소설가 「트루먼·케포트」등 그때 그때의 「뉴스·메이커」들과의 「인터뷰」는 비난도 많았고 칭찬도 많았다. 「바버러·월터즈」의 수법은 상대에게 모욕적이고 도전적인 질문을 던져 상대로 하여금 홧김에 속을 털어놓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것이 CBS방송의 「마이크·윌레스」의 「스타일」이라는 것을 미국의 언론인이나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알고있다.
3대 방송 중 ABC방송의 「뉴스·쇼」가 꼴찌다. ABC는 NBC의 여왕을 모셔다가 「뉴스」에서 적어도 NBC 만은 앞질러 2위를 차지하겠다는 결의가 대단하다. 3대 방송을 통틀어 금년도의 매상고가 25억 5천만「달러」가 될 것이라는 기록적인 호경기가 ABC의 그러한 도박을 가능케 했다.
「바버러·월터즈」 한사람의 이적으로 과연 「뉴스·쇼」의 판도가 바뀔지는 아무도 장담을 못하지만 1백만「달러」 계약으로 여성이 방송계의 최고 소득자로 등장했다는 사실 하나는 여성해방사에 기록할 만한 일이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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