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왼쪽)·김한길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역에서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주장하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뉴스1]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놓고 대여 총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안철수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안 대표는 31일 첫 의원총회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바보 같다는 평도 들으면서 끊임없이 자기를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이 잊지 않고 결국 대통령까지 만들어 주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 지역구를 버리고 야권의 불모지인 부산에서 계속 낙선하면서도 네 번씩 출마한 일 등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어 “그런 관점에서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 우리에게는 큰 희생이지만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은 진정성을 인식하고 우리도 수권정당으로서 믿음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또 “김연아 선수는 판정 오류로 금메달이 은메달로 바뀌었다. 하지만 누가 금메달 선수를 기억하나, 전부 김연아 선수만 기억한다”며 “노 전 대통령이 해 온 모습 그대로 어려움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 편법과 기만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발언은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에 반대하는 친노 강경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의원은 “대선 당시의 약속은 무공천이 아니라 기초공천제도 폐지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했으니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당론을 새로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명분으로 이 같은 반발 기류를 잠재우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총 후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우리만 무공천할 경우 전망이 지극히 부정적이라는 현장 분위기를 전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면서도 “내부 이견보다는 여당이 공천 폐지 약속을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기초단체장 간담회를 시작으로 낮에는 여의도역에서 기초공천 폐지 홍보 캠페인을 벌이는 등 기초공천 폐지 관철에 ‘올인’한 모습이다. 신경민·양승조·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날부터 서울광장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박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