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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나르·뮈르달」저·조용범 역|반 주류의 경제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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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비판적 경제 논설집이란 부제를 가진 이 역서는 1973년에 나온 「군나르·뮈르달」의 책이다. 따라서 여기서 「주류」로 지목하고 있는 경제 이론은 최근 「로빈슨」 여사·「클라워」 교수 등에 의하여 신랄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새뮤얼슨」류의 신·신고전파 이론뿐만이 아니라 정통파 「케인지안」으로 자처하고 있는 「레욘후부드」류 이단적인 경제 이론까지도 포함한 광의의 「케인즈」 체계, 그 자체이다. 따라서 좀 거창하게 표현한다면 영국 정통파 경제 이론에 대해 『앞으로 10년 내지 15년 사이에 경제학 연구의 주류는 제도학파 경제 이론 쪽으로 급격히 전환할 것』을 확신하고 있는 「뮈르달」에 의해 이루어진「스웨덴」학파 경제 이론의 공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스웨덴」 학파의 도전은 그 독특한 사회 과학 방법론을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책에서도 주로 방법론을 다룬 제3, 4, 7, 8장에서는 정면으로, 또 경제학의 발전 및 당면 과제와 관련하여 (제1, 2장) 그리고 남북 문제 및 환경 문제와 관련하여 (제5, 6장 및 제 11장) 부수적으로 감행되고 있다.
특히 7장의 이론 전개는 사회 과학 방법론의 특질 또는 자연 과학 방법론과의 상이에 대한 「스웨덴」 학파 주장을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6장은 발전도상국의 제 문제와 그 해결 방안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다.
물론 이 논설집은 주류 경제 이론 비판이라는 특별한 목적 아래 집필된 분석적인 것은 아니다. 반주류 이론 위에서 현실 문제를 명쾌히 해명해온 「뮈르달」의 경제학 연구 50년의 성과 위에서 나타난 해설적인 것이다.
따라서 「스웨덴」 학파의 경제 이론, 특히 그 방법론의 진수는 그의 전 저 『경제 이론과 정치적 요소』『사회 이론과 가치』, 또는 『「아시아」의 「드라머」』와 그 부록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정통파 경제 이론이 파산의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경제학과 경제학자가 어떠한 문제를 어떤 가치설 아래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 책은 시사 깊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다.
역서에서는 인도를 다룬 제12, 13장, 미국 사회의 위기를 논한 제 14, 15장, 「마르크스」에 관한 「노트」인 제16장은 생략되고 있다. 따라서 완역이 아니란 아쉬움은 줄지 모르나 반 주류의 경제 이론 전개란 입장에서는 오히려 군더더기를 없앰으로써 수미 일관된 논설집으로서의 특징을 부각시켰다는 이점을 남기고 있다. 역자는 경제학자, 고대 교수.
임종철 <경제학·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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