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맥그로힐」조사, 세계주요도시 생계비비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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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는 어딜까. 공해 없고 쾌적한 환경을 가진 도시를 칠수도 있겠으나 그 보다는 생계비가 싼 곳이라야 한다.
일본의 일본경제신문사와 미국의 「맥그로힐」사가 세계각지의 지사망을 통해 지난 75년11월을 기준 싯점으로 조사한 28개 주요도시의 생계비는 「뉴요크」·동경·「런던」·「파리」 같은 선진국의 도가 높고 개발도상국의 도시는 상대적으로 싼 것으로 되어있지만 품목에 따라선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예컨대 「아파트」나 냉장고 값은 「테헤란」, 우유와 사진기는 「상파울루」, 「와이샤스」나 수도요금은 「멕시코시티」가 가장 비싼 곳으로 밝혀졌다.
서울은 「와이샤스」·전화요금·여자비서, 그리고 엽서대금에서 가장 값싼 곳에 들어가며 기타 다른 물가도 비교적 싼 편이다.
다만 승용차 값은 일본의 두 배로 세계적으로 비싼 축이다.
한데 물가만을 단순 비교할 것이 아니다.
73년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이 6천1백67「달러」, 일본이 3천7백82「달러」, 「홍콩」이 1천4백12「달러」였을 때 한국은 3백63「달러」에 불과, 소득 격차가 워낙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실점으로 서울물가가 싸다고만 말할 수는 없는 처지.
또 다른 예로 대기업체의 대졸사원(사무직)의 초임이 「뉴요크」의 40만8천원, 「파리」의 33만l천원에 비해 서울은 10만4천원(국내 최고수준)으로 되어 있으며 여자비서직은 3만4천원선으로 미국·「프랑스」의 7분의1, 일본의 약4분의1 수준.
흥미로운 것은 사립국교수업료가 미국에서 연간80만원대에 이르고 한번 이발하는데 6천원 이상이 드니 우리 실정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고가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에선 양복 한벌 값이 25만2천원이나 되고 「카이로」에선 쇠고기 1백g을 1천8백20원(서울은 2백28원)에 사먹고 있는 실정.
조사결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물가차이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는데 소득수준의 격차를 외면한 채 물가수준이 평준화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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