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압권|-대표「팀」, 육군제압의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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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일 서울운동장에서 거행된 축구평가전에서 국가대표「팀」이 국내최강의 단일「팀」인 육군에 4-0이란「스코어」로 대승을 거둔것은 예기치 못했던 이변이다.
당초부터 숭산은 대표「팀」에 있었지만 「압승」과「완패」라는 결과는 도박사의 육감이나 복권당첨을 노리는 심리가 아니고서는 생각할수 없었던 터이기 때문.
육군은 작년 대통령배전국대회·전국체전및 전국선수권대회등 3개「타이틀」을 휩쓴 명실상부한 한국「챔피언」. 공식대회 통산전적이 35전21승10무4패로 1「게임」에서 1「골」이상 허용한적이 없었다. 공수의 균형이 안정된데다 군「팀」특유의 투지가 불을 뿜으며 「다이내믹」한 기동력을 자랑했었다.
따라서 상대가 비록 국가대표「팀」이지만 4「골」이나 먹고 영패한것은 매우 쓴 맛을 느끼게하는 부조.
○…국가대표「팀」은「몬트리올·올림픽」예선전을 앞두고 그동안 착실히 전력을 향상 시켜왔음이 입증된 셈이다. 김호곤을 주축으로한 두터운 수비진은 안정세를 구축했고「포워드」진도 차범근·김진국의 양날개가 활짝 펴짐으로써 다양하고 폭넓은 공격을 벌였다.
이영무는 줄기찬 좌충우돌로 적진을 교란, 「슈팅·찬즈」의 실마리를 푸는 첨병구실을 잘해냈고 후반에 뛴 허정무는 정확한 상황판단으로 연속득점, 오랜만에 「슬럼프」를 벗어나 기대의 「플레이」를 펼쳤다는것이 전문가들의 중론.
가장 주목된것은 「링커」박병철과 FB 황재만·최종덕의 공격 가담.
위협적인 강「슛」까지 때리는 이들의 활약은 대표「팀」이 목표하는 「올·라운드·플레이」의 일면을 실험해 보이는 것이라하겠다.
○…그러나 대표「팀」의 불안요소도 선명히 드러났다. 「포워드」진의 축인 조동현의 범전이 그첫째.
그의 「포스트·플레이」는 지난번 「이란」「호마·팀」과의 경기때와 같이 이번에도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팬」들은 이 「미완의 대기」에 탄식. 그것은 현재 조동현의 존재가 상대「팀」 수비의 유인이라는 간접효과에서나 의의를 찾아야 하기때문인듯. 때문에 대표「팀」의 「코너·킥」도 목표가없이 대부분 힘없이 격퇴당하기 일쑤.
대표「팀」의 「패스·웍」도 아직 거칠다는 것이 이날의 중평. 「삼각자로 재듯」하는 정확하고 기민한 「볼」의 연결이 이뤄져야한다는 것은 이상이아닌 당면과제다.
선수개개인으로는 몸의유연성부족에서 오는 순간동작의 느림때문에 어이없이「인터셉트」 당하는일이 흔했다.
○…축구경기에선 으례「리듬」이 있기 마련. 그러나 한「팀」의 상승세와 하강세가 그리는 곡선의 진폭이 지나치게 크고 파장이 길면 전력의 불안정을 반증하는것이 된다. 대표 「팀」은 이날 전반을 일방적인 공세로 밀다가 후반들어서는 20여분동안 줄곧 육군의 반격에 밀리기만 했다. 체력을 아끼기 위한 의도적인 작전이었더라도 불안요소임엔 마찬가지다.
○…이날 경기후 대표「팀」의 함흥철「헤드·코치」는 『「미드·필드」를 장악한 수비진의 우세로 「게임」을 주도했다. 여러가지형태의 공격을 시도해보았는데 만족할정도는 아니었다. 올해 첫경기를 가진 육군선수들이 아직「페이스」를 조정하지못한 것같다』는 촌평.
한편 육군의 성악운감독은 『「하프」진이 대표「팀」에 완전히 열세, 허리가 잘린 상태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작년「멤버」인 김호곤·박상인·강태현이 빠져 전력이 크게 약화되었다』고 풀이했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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