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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 낮춰 서울시장 도전한 총리, 3명 중 2명은 고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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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현재의 서울시장에 해당하는 한성판윤(漢城判尹)은 행정과 재판을 함께 담당했다. 한양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전우용 교수는 “한성판윤은 일시로 머물러 가는 자리로 파악된다”며 “알려진 명사 중에 한성판윤을 거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명망 있는 재상으로 칭송 받는 황희(40대)를 비롯해 ‘오성과 한음’으로 알려진 한음 이덕형(314대), 암행어사 박문수(792대), 정조 때 치세의 공을 세운 채제공(878대), 서화에 능했던 강세황(961대), 개화사상가 박규수(1509대), 을사조약에 자결로 항거한 민영환(1860대), 의학자이자 국어학자 지석영(1879대) 등이 한성판윤 출신이다.

 서울시장은 장관급이다. 지금까지 32명의 역대 서울시장 중 2명(윤보선·이명박)이 대통령이 됐다. 이승만 정부 때의 이기붕 부통령과 4·19 직후 허정 행정수반도 서울시장 출신이다. 1995년 이후 민선 시장 5명(조순·고건·이명박·오세훈·박원순)은 당선과 함께 대선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새누리당의 예비 후보 3명이 한결같이 “시장 임기(2018년)를 채우겠다”고 강조한 이유도 서울시장을 대선의 발판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다.

 직선제 이후 지금까지 3명의 국무총리가 ‘격’을 낮춰 서울시장에 도전했다. 결과는 1승2패.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로 출마한 고건 전 총리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을 뿐 정원식(1995년·민자당)·한명숙(2010년·민주당) 전 총리는 고배를 마셨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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