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문 연구소 간|한국 신문 백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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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 신문 연구소 (소장 윤임술)가 2년 유여의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상재한 『사료집 한국 신문 백년』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관·민영지를 통틀어 근대적 정기 간행물로서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한성순보 (1883년 창간)를 깃점으로 하여 한국 언론사를 기산 한다면 올해로써 94년이 된다.
그사이, 50유여년의 연륜을 쌓은 몇몇 예외적인 민족지의 경우가 없지는 않으나, 대다수의 한국 신문들은 대체로 수년 또는 수개월의 단명으로 끝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럴수록 한국 언론사의 맥락을 되찾기 위해서는 이 단명으로 끝난 무수한 신문들의 지워진 발자취를 더듬어 오늘날 우리 신문들이 있기까지의 역사적 과정을 부각시킬 필요가 절실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 일견 절망적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 이 힘겨운 임무를 거의 완벽하게 수행한 노력의 결정으로써 『한국 신문 백년』의 출간을 보게 된 것은 비단 언론 관계자뿐만이 아닌, 한국 문화계 전체의 기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 개국 1902년 계미 10월초 1일의 선명한 창간 날짜가 찍혀 있는 한성순보 창간호를 필두로, 구한말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땅에 태어났던 모든 신문들 (약 8백50종)의 창간호영인과 그 연혁·역사들을 한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기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구한말 일제시·해방 직후·정부 수립 후 등 4개 장으로 나누어 그 사이에 출간된 일간·주간의 모든 신문들과 심지어 종교지·대학지·경제지·영문지 등 전문지에 이르기까지를 총망라한 방대한 내용은 비단 사료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한국 근대 문화 백년의 호흡을 반추하는 것 같은 감동조차 준다. 국배 대판 1,184 「페이지」에다 총「아트」지를 사용한 영구 장서용 초호 화판. 전국 각 대학, 도서관, 각 문화 기관 등의 필수 배치 도서이기도 한 것이다.
김승한 <본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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