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방문 재일동포 시민환영 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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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재일교포귀성단을 위한 서울시민환영대회가 5일하오 3시부터 2시간동안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이환영대회는 구정 성묘를 위해 모국에온 3천여명의 조총련계 재일동포들 가운데 고향에 머무르고 있거나 참석이 불가능한 교포를 제외한 전원이 참가했으며 국립합창단과 대한어린이무용단·국립무용단·인기가수등이 출연, 오랜만에 귀국한 이들을 위로했고 한적은 기념품을, 혜화국교어린이들은 국민학교용 국어와 역사교과서를 각각 증정했다.
식은 구자춘서울시장의 인사·김옥길 이화녀대총장의 환영사·귀성단대표 권중석씨의 답사등으로 진행됐다.
구시장은 대회사에서『우리가 이렇게 만난것은 사상이요, 주의요하는 정치의장벽을 인도주의라고 하는 동포애로써 뛰어넘은 위대한 민족의 승리로 이 자리는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할수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응변장이요, 이날은 새역사를 시작하는 위대한 출발의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여러분이 타향살이를 하게된것은 여러분이 고향을 버린때문도 아니요, 또 고향이 여러분을 추방한것도 아니며 단지민족사의 한「페이지」에 찍혀있는 오점때문』이라고 말하고『고향에 오는 발길을 막을자는 아무도 없으니 부디 자주자주 오시어 어머니의 나라품안에서 타향객지 외로운 심정을 풀기도 달래기도 하십시오』라고 당부했다.
김총장은 서울시민을 대표한 환영사에서『우리의조국이 고난의 역사를 디디고 힘차게 전진하는이때 우리도 우리의 과거를 잊고 광명한 미래를향해 밝게 진실하게 전진하자』고말하고『앞으로도 일본땅에서 살아야할 여러분의 자손들이 긍지와 자존심을 갖고 그들이 한국인의 부모를 모셨다는 사실에 끝없이 자랑스러운일이 되게하기 위하여 이시대를 사는 우리는 그들에게「영광된 조국」을 물려주어야할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총장이「타향살이 몇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떠나 10여년에 청춘만늙어」라는「타향살이」노래귀절을 예로들어『30년, 40년의 세월은 여러분의 청춘뿐 아니라 모든 즐거움과화려함을 앗아 갔으리라 믿습니다』면서『남의 나라에서 낮선 사람들의 수모를 받아가며 사는동안 여러분의 젊음은 영영 흘러가고 말았읍니다』고 하자 장내는 온통 흐느낌으로 휩싸였다.
답사에 나선 귀성단대표 권중석씨는『민속박물관에서 흙냄새 물씬나는 고향정취를, 현충사에서 거룩한 선조의 애국정신을, 산업시찰길에서 참다운 조국의 모습을 깨달았으며 조국의 젊은이들에서 감격과 자랑스러움을 느꼈다』면서『우리들의 가슴에는 고국과 민족에대한 사랑이 다시 불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번 모국방문에서『지금까지 속아살아왔다는 것,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가 모두 허사였음을 깨달았다』고 말하고『오늘의 긍지와 감격은 제2의 탄생이며 우리의 제2의 탄생을 기념하기위해 돌아오는 봄에 모두 다시돌아와 고향에 한그루씩의 나무를심자』고 제의했다.
황영대회참가에 앞서 상오10시부터 재일동포들은 50여대의「버스」에 분승, 남산·북악「스카이웨이」·광화문·국립묘지등 명소와 명동번화가·고려대·반포「아파트」단지등을 둘러보았다.
이들 동포들은 조총련의 광적(광적)방해공작을 물리치고 지난달 24일 제1진 6백명이 김포공항에 도착한것을 시발로 4일까지 8차례에 나뉘어 일본 동경·대판·위강·명편옥·찰황·선태·북해도·횡연등지의 거주동포 3천명이 김포와 부산 수영비행장을통해 그리던 고국땅을 밟았다.
온국민의 따뜻한 환영속에 도착한 이들은 그동안 서울시내관광·현충사참배·경주관광·포항제철·현대조선·울산정유공장시찰등 산업시찰을 한뒤 30∼40년만에 재회한 가족·친지들의 품에 안겨 조상의묘에 성묘를하고 그동안의 회포를 마음껏 풀었다.
귀성단에는 조총련 경도상공회의소부회장 노길부씨등 조련계간부와 거물급경제인 학교교사와 김일성「메달」을 받았던 동포들이 포함돼있으며 이들은 하나같이 그동안 조총련의 거짓선전에 살아온것을 후회했고 일본에 돌아가 조국의 참모습을 전할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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