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양방, 전기침술 영역 다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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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양.한방 의료계가 침술의 영역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의사들이 쓰고 있는 근육 내 자극치료(IMS)와 침전기신경자극치료(Needle TENS)가 침술에 대한 '영역 침범'이라는 한의사들의 주장과 현대의학에서 체계화된 시술방법이므로 정식 의료행위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사들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두가지 의료행위는 근육이나 신경에 전기침이나 바늘 등으로 자극을 주어 통증을 완화하는 것으로 시각에 따라서는 한의학의 침술과 같을 수도 있고 다소 다를 수도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양방의료행위 전문평가위원회에서 IMS 등을 양방 신기술로 결정해 침술을 양방의료로 빼앗아가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의사협회는 "침술은 한의사에게만 면허가 부여된 행위로 양방 의사가 시술할 경우 불법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의사협회 김현수 기획이사는 "병의원에서 시술하는 IMS는 시술 부위가 한방의 경혈 중 일부인 '아시혈'과 거의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바늘이든 침이든 근육에 자극을 주어 통증을 완화하는 현대의학의 일종이므로 한의사들이 고유영역을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는 "이미 한의대 과목의 60% 정도는 의대 과목과 일치하는 상황이므로 이번을 계기로 의료 일원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IMS 등은 현재 3백여곳의 병의원에서 사용 중이며 이에 대한 연수 과정을 밟은 의사들도 2천명을 넘어섰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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