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지만 "홈런포 납시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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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선수가 모두 송지만처럼만 진지하다면 금방 메이저리그 부럽지 않은 수준이 될 겁니다."

한화 이글스 이정훈 타격코치는 송지만(30)을 '진정한 모범생'이라고 칭찬한다. 프로야구 전체에서 손꼽히는 타격 솜씨는 물론 성실한 자세, 몸 관리, 직업에 대한 분명한 소신 등에서 지적할 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송지만은 한화의 간판타자다. 약체로 꼽히는 한화 타선에서 지난해 홈런 38개(4위)를 때린 송지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송지만은 26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기아와의 시범경기에서 5회초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때렸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터진 3점홈런은 승부를 결정짓기에 충분했다. 전날 백스크린을 넘기는 대형 홈런을 터뜨렸던 송지만은 시범경기 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종범(기아).브리또(삼성)와 함께 가장 많다.

송지만은 지난 23일 수원 현대전부터 타격자세를 바꿨다. 특유의 '기마자세'는 같지만 오른쪽 다리에 무게 중심을 두던 자세를 버리고 양쪽 다리에 중심을 똑같이 두는 자세를 선택했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오른쪽 다리에 무게중심을 두고서는 왼팔을 뻗기가 어려워 바깥쪽 변화구에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때린 홈런은 그 변화의 결과였다. 기아 두 번째 투수 조태수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타격 자세를 바꾼 송지만의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한화는 투.타의 조화를 과시하며 6-0으로 승리, 5연승의 호조를 보였다. 선발 조규수는 6이닝을 단 1안타.무실점으로 막아냈다. 5연승의 상승세에 한화를 롯데와 함께 '2약'으로 분류했던 관계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수원에서는 현대가 선발 바워스의 안정된 구위를 앞세워 삼성에 6-1로 이겼다. 사직에서는 이경필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두산이 롯데를 7-1로 따돌렸고, SK는 잠실에서 LG에 4-3으로 이겼다. 시범경기 1위 SK가 기세를 이어간 반면 LG는 찜찜한 5연패에 빠졌다.

광주=이태일.수원=김종문 기자,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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