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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탈락설에 정몽준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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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오른쪽)가 25일 재경 호남 향우회·여성회 주관 행사에 참석해 이혜훈 예비후보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추가 컷오프’ 논란으로 시끄럽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정몽준·김황식·이혜훈 예비 후보 3명으로 압축된 후보군을 다시 2명으로 줄일 것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 탈락자가 나온다면 여론조사에서 3등인 이 최고위원이 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26일 서울지역 추가 여론조사를 벌여 27일께 이 문제를 결론 낼 방침이다.

 이에 대해 정몽준 의원은 26일 논평을 내고 “이 최고위원의 컷오프는 빅3 경선을 믿었던 당원과 여성 유권자의 신뢰를 깨는 것이자 여성 후보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다. 경선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정 의원 측은 추가 컷오프의 이면엔 당 주류 측이 김황식 후보를 밀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3배수 경선 원칙을 억지로 2배수로 줄이는 건 다른 의도가 있다”며 “박심(朴心) 논란을 빚었던 김 전 총리를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친박계인 이 최고위원을 탈락시켜 친박 진영의 표심을 김 전 총리에게 결집시키려는 꼼수”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후보 등록기간 연장 ▶경선 운동기간 5일 연장 ▶순회경선 미실시 ▶추가 컷오프 등 일련의 결정이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시도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2년 전당대회 때 나는 여론조사에서 꼴찌였지만 현장투표에서 1등을 해 종합 2위가 됐다”며 “당원표가 많은 걸 아니까 (당 공천위가) 나를 제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천위 관계자는 “정몽준·김황식 후보와 이 최고위원의 지지율이 워낙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당 외부에서 위촉된 공천위원이 추가 컷오프를 거론한 것일 뿐 특정인을 위해 후보를 압축한다는 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정몽준-이혜훈 빅딜설’이 추가 컷오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빅딜설은 민주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이 최고위원이 17~18대 의원을 지낸 서초을에서 정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구로 이사했다. ▶이는 이 최고위원이 정 의원의 경선을 돕고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지원을 받겠다는 것이란 내용이다. 김 전 총리를 지원하는 여권 실세들이 이 최고위원이 정 의원을 밀고 후보사퇴하는 걸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 최고위원을 아예 배제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총리 측은 공식적으로 “추가 컷오프는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캠프 관계자는 “이 최고위원이 컷오프돼도 과연 우리가 유리할지는 계산이 복잡하다”며 “추가 컷오프가 김 전 총리를 위한 특혜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태화·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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