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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버그」사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드레퓌스」사건이라는 것이 있다. l894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매국 혐의 사건. 포병대위「드레퓌스」(A.Dreyfus)는 대독 간첩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남미 대륙 연안에 있는 「프랑스」의 유형지「악마의 섬」에 호송되었다.
그의 혐의는 밑도 끝도 없는「D」라는 글자 하나에서 비롯됐었다. 「프랑스」주재 독일 대사관으로 가는 우편물을 늘 점검하고 있던 「프랑스」군의 첩보부는 이상한 문서에서 「D」라는 발신인을「체크」하게 된 것이다. 이 문서는 사실「프아스」의 주요 거사 기밀을 담고 있었다.
그 기밀과 관련된「프랑스」군 부대의 명단을 조사했다. 두 문자가 「D」로 시작되는「드레퓌스」가 발견되었다. 이것이 단서가 되어 그는 끝내 종신형까지 받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나 「드레퓌스」의 형「마뒤」만은 이것을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끈질기게 재심을 청구했다. 한편 「에밀졸라」와 같은 문호도 『나는 규탄한다』는 공개장을 발표했다. 세론은 이 문서를 둘러싸고 분분해지기 시작했다. 마침내는 정치 문제로까지 발전해서 새 내각이 들어서면서 재심을 하게 되었다.
기어이 진상은 밝혀지고, 그것이 「에스테라지」소령의 날조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드레퓌스」는 12년만에 햇볕을 보았다. 명예 보상을 위해 「레종·드뇌르」훈장까지 받았다. 그가 집에 돌아오는 날, 길에서는 20만명의 군이 환호를 보냈다고 한다.
최근 미국 신문들은 「로젠버그」부처 사건을 다시 사회 문제로「클로즈업」시키고 있다.
20여년 전 공산 간첩 혐의로 사형을 받은 이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려는 운동이다.
「로젠버그」유족인 두 아들은 요즘 그들 부모의 서한들을 모아 저서로 출간했다.
또한 미국의 신문들은 이들의 요구에 따라 지금까지 비밀에 싸여 있던「로젠버그」부처의 재판 기록을 찾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정보의 자유』라는「타이틀」로 공개된 이 기록은 재판에 앞서 이미 처형이 결정되어 있었다는 사실도 지적하고 있다고 한다.
아뭏든 「로젠버그」부처는 53년 6월 소련을 위해 원자탄의 비밀을 넘겨주었다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로마」교황·「아인슈타인」등의 구명 호소에도 불구하고 전기 의자의 이슬로 사라졌다.
당시의 판결문은 이들의 비밀 누설로『공산군의 한국 침략이 촉진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해, 세계의 관심을 끌었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로젠버그」의 혐의가 어떻게 가려질지는 궁금한 일이다. 아직은 그 진상을 알 수 없다. 그 어느 편이든,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거짓의 수명은 길지 않다는 역사의 교훈이다. 「로젠버그」부처 사건이 과연 제2의 「드레퓌스」사건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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