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정붕괴, 「모로」내각 총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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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로마7일 로이터·AP종합】「알도·모로」수상이 이끄는 「이탈리아」연립내각은 7일 제3당인 사회당이 기민당과 공화당의 연립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데 뒤이어 총 사퇴함으로써 「이탈리아」를 전후최악의 위기중의 하나로 몰아넣는 한편 앞으로 실시될 총선에서 공산당이 최대정당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정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으면서도 의회에서 연정을 지지, 안정의석을 제공해주던 사회당의 집행위는 이날 현 연정이 사회당의 정책 제안들을 무시하고 그 결과로 실업을 증가시키며 경기회복 기회를 놓치는 위험스런 조치들을 취했다고 비난하고 의회에서 연정지지를 철회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당집행위는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총선거 실시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으며 사회당집행위 서기장 「프란세스코·데마르티노」는 공산당에 경제 및 사회정책에 대한 발언권을 부여한다는 조건아래 사회당이 연정에 참가할 용의가 있다고 말함으로써 연정부활가능성을 시사했다. 「모로」수상은 15분간의 각의를 열고 「조반니·레오네」대통령에게 내각 총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지난 43년의 「파시스트」정권 붕괴이후 37번째인 「모로」내각은 4백11일만에 붕괴되어 앞으로 수개월간 정치적 공백상태와 함께 경제문제 해결에 커다란 차질을 면치 못하게 됐으며 오는 77년으로 예정됐던 총선도 앞당겨 실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여론조사들은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총 투표자 3분의1의 지지를 얻은 바 있는 「이탈리아」공산당이 현재의 제1당인 기민당을 누르고 「이탈리아」최대정당으로 등장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해설>총선 미루고 비상내각구성 모색할 듯
사회당의 연정지지 철회결정은 연간 12%「인플레」상승률의 경제위기에 겹쳐 점증하는 국내 공산세력의 압박아래 놓인 「이탈리아」를 전후최대의 정치위기로 몰아넣게 했다.
74년11월 총선이래 재적 6백30의 하원에서 과반수에 미달하는 3백10석으로 소수연정을 구성했던 기민당의 「모로」수상과 공화당의 「유고·라·말파」부수상은 사회당의 원내지원을 받아 내각을 유지해왔다.
사회당은 현 단계에서 조기총선 실시는 경제위기를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에 내년에 있을 예정인 정기총선 때까지 공산당의 협력을 받아들일 수 있는 비상거국내각 구성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모로」내각은 의회에서 불신임결의에 붙여지는 모험을 택하기보다 총 사퇴를 결의, 지난 32년 동안에 37번째로 구성됐던 내각을 해체했으며 사회당이 제시한 비상거국내각 구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만약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에는 지난 총선에서 총 투표수의 3분의1을 획득하여 현 하원에서 1백75석을 보유하고 있는 공산당의 대거진출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공산당 측의 조기선거 요구책 등이 예상되고 있다. 「유럽」공산당 중 가장 온건한 노선을 취하면서 의회민주주의체제 안에서의 집권을 공언한 바 있는 「이탈리아」공산당은 지난해 6월의 지방선거에서 33.4%의 지지표를 얻어 35.3%를 획득한 제1당 기민당에 2%차로 육박, 제2당으로 부상한 바 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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