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eport] 백화점·쇼핑몰 맛집 유치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백화점이나 복합 쇼핑몰에서도 맛집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단순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심리적 허기를 달래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맛집을 찾는 ‘엔도르핀 디시(endorphin dish)족’을 잡기 위해서다. 맛있는 음식으로 손님을 모으면 다른 제품 매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지하에 위치한 IFC몰은 유명 브런치 카페인 ‘르 브런쉭’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 가로수길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 식당은 강원도의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 브런치 매니어들 사이에서 인기다. 입점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어 지난해에는 매출 목표의 35%를 초과 달성했다. 부처스컷 등으로 유명한 SG다인힐의 새 이탈리안 브랜드 ‘꼬또’ 1호점도 IFC몰에 둥지를 틀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70년 전통 한식당인 '한일관'과 레스토랑 '서가앤쿡'을 열어 성업중이다. '한식종합백화점'이라고 불릴 정도로 메뉴가 다양한 한일관은 가족단위 고객을 대상으로, 파스타와 스테이크 전문점인 서가앤쿡으로 20~30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신도림 디큐브백화점은 지하 2층을 ‘한식저잣거리’로 꾸몄다.

경주 양동마을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곳은 700석의 초대형 규모로 한식 상차림, 주막, 분식, 고깃집, 찻집의 5개 테마관으로 운영된다.

 서울 이촌동의 팥빙수 맛집인 ‘동빙고’가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입점했고, 뉴욕 치즈케이크 브랜드 ‘주니어스’와 화분 모양 케이크로 유명한 ‘바나나트리’, 롤케이크 전문 브랜드 ‘40192’ 등은 건대 스타시티점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시청역 맛집 ‘오향족발’을 백화점 최초로 입점시켰다. 압구정 본점 ‘몽슈슈 도지마롤’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다른 브랜드가 있었을 때보다 8.5배나 늘었다.

 쇼핑과 문화·음식을 함께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맛집 유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혜주 AIG코리안부동산개발 전무는 “IFC몰 오픈 초기에는 주중 여의도 직장인을 주 고객으로 예상했지만 이색적이고 다양한 음식과 음료 덕분에 연인 및 가족 단위의 주말 방문도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채윤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