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매와 함께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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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8일상오 9시50분쯤 서울중구 신당3동 366의95 최형종씨(43) 집 1층 단칸방에 세든 노경창씨(39·무직)의 부인 장순이씨(38)와 노씨의 장남 영익(15·장충고 l년), 2남 완선군(10·장충국교 5년), 장녀 화숙양 (13·무학여중2년)등 일가족 4명이 「넥타이」와 「나일론」끈등으로 목졸려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사고현장은 노씨집에 맡겨둔 예비군복을 찾으러갔던 우씨의 친구 김문갑씨(40·중기운전사·강남구학동11단지 1호)와 집주인 최씨의 부인 전은순씨(43)가 함께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장씨는 「나일론」끈으로 목이졸린채 부엌벽에 비스듬히 기대있었고 영익군등 3명은 2평짜리 방안에 이부자리와 함께 뒤엉켜있었으며 모두 목이「넥타이」로 2, 3번씩 감겨졌고 음식물을 토한것외에 다른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방에는 이들이 먹다남은 것으로 보이는「코피」를 탄 물그릇 3개와 호빵부스러기가 있었다.
경찰은 부인 장씨가 유서를 남긴것과 이들이 음식물을 토한것으로 보아 부인 장씨가 호빵에 극약을 타먹인후 아이들을 목졸라 죽이고 자신도 극약을 먹고 목을매 자살한것으로 일단 추정하고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남편 우씨는 27일하오1시쯤 부인과 다툰후 집을나가 서대문구 홍제동모여관에서 자고 다음날인 28일상오1시쯤 단골로 다니는 장수동S다방에 들렀다가 친구 김씨의 연락을 받고 가족이 자살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것.
우씨는 71년 서독광부로 갔다가 75년4월 귀국, 자신이 벌어온 2백여만원을 부인이 빼돌린데 불만을 품어왔으며 한편 부인 장씨는 노씨가 직업도 없는데다 귀국직후 알게된 조모양(22·동대문구제기2동·간호보조원)을 집에까지 데려와 단칸방에서 가족과 함께 자는등 바람을 피워 허씨부부는 항상 다투어왔다는 것이다. 부인장씨는 남편앞으로 쓴 유서에서 『나도 잘 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남편이 걸핏하면 계집을 끌고 들어와 단칸방에서 함께 잠을자게하고 아이들이 잠도들지 않았는데 내눈앞에서 그짓을 하는데는 도저히 참을수 없었다. 나는 못나고 못 생겨 아이들과 먼저가니 청기와 집짓고 잘살아라』 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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