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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함께하는 삶」이 아쉽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크리스쳔」의 생활은 섬김을 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들, 곧 성서가 『가난한 자, 혹은 『작은자』라고 부르는 대중 속에서 그들과 함께. 그리고 그들을 위해 현존하도록 지정되어 있다. 그밖의 다론 곳에서는 살 수 없다. 이러한 구체적인 섬김의 영역을 떠난 생활은 말라버리고 질식할 것이다. 그것은 성서에 『가난한 자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고 약속되어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독특한 것은 그는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했고 하나님의 뜻을 가르쳤으며 주린 자를 먹이고, 더러운 발을 씻기고, 병든 자를 고쳐주고, 슬퍼하는 자를 위로하고, 죽은 자를 살리는 등 남을 위한 섬김에 자기 자신을 잊어가며 바쳤다.
더우기 예수께서는 자신의 생애를 「암하아레츠」라 불리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그들은 도덕과 법률 따위의 울타리와는 관계가 없는 자들로 그들 중에는 가난과 병고에 쪼들린 자· 주정뱅이·술고래, 그리고 그늘진 인간들이 있었다.
그는 그 당시의 인정받는 도덕적· 종교적 지도자들에게 등을 돌리시고 우리가 세계의 암흑면이라고 부를 그런 곳에서 그의 시간을 보내셨던 것이다. 이 「그리스도」의 복음은 가난한자의 복음이요, 「평민의 복음」이 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크리스천」들의 삶은 다른 사람의 생활 계획에 종속시키는 타인 지향적이고 그것은 「크리스천」이 비「크리스천」과 함께 일하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이 세계 안에 현존하게되는 유일한 길인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크리스천」의생활은 의례적인 종교생활을 지양하고 대중(오클로스)과 함께 하는 동력적인 「생활종교」를 향해야 할 것이다.
일찍이 「윌리엄·푸드」(구세군 창립자)는 『사회적이 아닌 것은 종교가 아니라』고 한바있고, 「프럼웰·푸드」는 「그리스도」인은 만민의 종』이라 고했다.
그는 『…주린 자에게 네 식물을 나누어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네 집에 들이며 벗은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한 가르침을(이사야)구세군의 헌장같이 여겼다.
12월이 되면 구세군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크리스머스」를 맞아 불우한 이웃돕기운동인 「자선남비」를 실시하고있다. 처음 자선남비는 1894년 겨울 미국의 경제 불황 시 「샌프런시스코」의 구세군사관「맥피」가 노숙자 급식을 위해 거리에 남비를 걸어놓고 행인들에게 동정금을 호소하여 모은 금액으로 노숙자 급식소를 계속 운영하게된데서 비롯됐다. 우리나라에는 1928년 겨울부터 시작, 오늘에 이르기까지 불우한 이웃 돕는 일을 계속하여왔다.
세모를 보내는 길거리에서 「땡그렁 땡그렁」종을 울릴 때면 코 흘리는 어린이로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정성어린 사랑의 손길을 모아 돈을 넣는 것을 보게된다. 어쩌면 이 종소리는 사랑을 잃은 사회 속에 사랑의 실천을 불러일으키는 사랑의 종소리다.
올해도 12월12일부터 24일까지 전국10개 도시에서 일제히 가두모금을 실시하고 있다. 경제불황이 극심한 오늘, 이에 비례하여 불우한 이웃의수도 더욱 많다. 어려운 이웃이 많은 현실로 보아 이웃과 같이하는 삶이 .구체화되기를 무엇보다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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