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푸른 광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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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과수 품종개량은 넓은 요장·막대한 경비, 그리고 오랜 기간등이 모두 구비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특히 교잡육종은 고도의 잡조성 때문에 우량매체를 얻는 확률도 매우 낮다.
우리의 경우 포장·인원·예산의 부족으로 극히 소규모의 미미한 교잡육종을 실시하고는 있으나 그것도 지속성이 없어 육종을 시작한 역사가 70여년에 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
이같은 과수육종의 어려움 때문에 과수품종개량은 우수한 외국품종을 도입, 우리의 기후·풍토에 적응시키는 방법을 주로 택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순수국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국광·홍왕등은 사실 모두 미국품종이다.
우리나라에 개량종 사과가 첫선을 보인 것은 외국인 선교사가 몇 그루씩 들여왔던 1890년껜1905년 서울 뚝섬에 원예모범장이 설치되면서 시험연구·재배방법연구·품종도입등이 처음으로 체계있게 추진된 셈이다.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왜성사과를 제외하고는 그동안의 성과는 거의 보잘 것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촌진흥청 김정호연구관「팀」이 개발한 왜성사과는「스타크림선」「스퍼·어리부레야스」등의 단과기형 사과및 M9, M26 등의 왜성등목을 이용한 사과.
이 왜성사과의 특성은 조기수확이 가능하고 재배과정에서 노력이 적게 든다는 것.
지금까지의 사과재배는 묘목을 심은 후 7∼8년까지는 나무를 튼튼히 키우기 위해 결보을 극도로 억제해야만했다.
그래서 심은 후 13∼14년째가 돼야 비로소 당년의 생산비가 빠지고 20년이 지나야 겨우 수지를 맞출 수 있으며 그때부터 20∼30년간 경제적 재배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과지형의「스퍼·어리부레이스」는 5년생에서 그루당 40kg,단보당 2t의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보생녹목을 이용한 「골든」품종이 그루당 평균 7.6kg, 단보당 1백37kg밖에 생산되지 않는 데 비해 M26 왜성대목을 이용한 「그라임스·골든」품종은 그루당 39.5kg, 단보당 2.25t을 생산,16배를 증산하고있다.
현재 단과지형사과로는「스마크림선」「스퍼·어리부레이스」「스퍼·골든」「스퍼·레드·딜리셔스」 둥 2O여종. 왜성대목으로는 M9,M26,M27등 7∼8종이 도입, 보급되고 있다.
한편 왜성사과는 나무의 키가 작아 밀식재배가 가능하며 수확 및 약제살포등에 따른 노력비가 적게 든다.
실생대목에 접목한 사과나무의 키를 1백으로 한다면 M9는30,M26은40,MM106은70,단과지형사과는 70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배게 심을 수 있다.
왜성사과는 이 같은 조기수확성·밀식재배 등으로 단위면적당 수익성이 매우 높다. 5년생의 경우 실생묘 사과는 단보당 1만6천5백원이 결손 나지만 M26 대목에 점목한「그라임스·골든」은 반대로 17만7천4백원의 순수익을 얻을 수 있다.
김박사 연구「팀」은 이같은 왜성사과 보급에 이어 「후저」「쓰루가」등의 외국종을 토착화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것이 성공되면 현재 전체사과중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광·홍옥등은 대부분 새품종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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