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의 「앙골라」사태개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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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간부「아프리카」의 「앙골라」가 국제긴장의 열전지대로 불타고 있다.
애초에 「포르투갈」식민통치에 대한 현지주민들의 독립투쟁이던 「앙골라」사태가 지난 11월이래 미·소 세계전략의 격돌 장으로 비화하고만 것이다.
그 주된 이유는 대부분의 다른 「아프리카」국가들과 달리, 「앙골라」에는 식민통치자들로부터 정도를 인계 받을 만한 통일된 단일 독립운동단체가 없었을 뿐 아니라 소련측이 3개 「라이벌」단체들 사이의 내분을 악용해 「아프리카」경영의 교두보를 삼으려한데서 유래한다.
「포르투갈」군사정권은. 독립운동 단체 중 친소파인 MPLA에 대한 「크렘린」의 침투와 FNLA에 대한 「자이르」의 지원, 그리고 UNITA에 대한 남아연방의 지원 등으로 내란 상태가 유발된 직후 「앙골라」를 일방적으로 방기했던 것이다.
「크렘린」은 『「데탕트」란 세계적화의 완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들의 주장대로 「아프리카」대륙에서의 대미우위와 중공견제를 목표로 MPLA에 대해 막대한 무기를 제공했다.
「앙골라」는 「나이지리아」에 필적하는 「아프리카」의 주요 광역국가일 뿐 아니라, 석유를 비롯한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서양연안의 심해 항을 구비한 지리적 요충지다.
때문에 소련으로서는 「모잠비크」와 「탄잠」철도를 타고 들어오는 중공의 제3세계외교를 막고, 대서양과 「페르샤」만을 연결하는 서방측 원유수송로를 위협하기 위해 「쿠바」 고문관을 파견하는 등 일찍부터 「앙골라」개입에 적극적이었다. 이 같은 개입을 통해서 소련은 그들이 추구하는 「데탕트」의 확장 주의 적 저의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들은 「데탕트」의 이름 뒤에 숨어 SALT의 규제를 통해서는 미국의 군비축소를 촉진함과 아울러 그 협정의 허점을 이용해서 자신의 군사력을 계속 증강, 대미우위를 확보하려하고 있다.
그와 같은 대미우위추구의 일환으로 「크렘린」은 「헬싱키」협정을 통해서는 서구에 대한 내정간섭을 획책하고, 제3세계에 대해서는 친소 파에 대한 무기제공, 군사고문관 파견 등을 통해 「혁명」을 조장하고, 그것이 달성되면 군사기지 설치를 요구하는 복합적인 수법을 쓰고 있다.
만약 「앙골라」가 친소 파의 수중에 들어가서 그곳에 거대한 소련의 해 공군 기지가 들어선다면 소련의 대미우위는 그만큼 신장되는 것이며 서방측이 입는 전략적 손실은 막대할 것이다.
때문에 「포드」행정부가 「자이르」를 경유한 FNLA-UNITA 연합군에 자금·무기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만한 일이다.
일설에 의하면 미국은 이미 「앙골라」반 소파에2천5백만「달러」상당의 무기와 보급물자를 제공했다고 하며 같은 목적으로 「자이르」에 대한 8천1백만「달러」의 차관과 증여를 의회에 승인 요청한바 있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상하원의 일부의원들은 월남전의 악몽에 시달린 나머지 무턱대고 「포드」행정부의 「앙골라」개입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회는 당장의 안일과 태평을 위해서 전 세계적 규모에서의 대소균형은 커녕 대소 열세마저 자초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나이 어린 소년 병까지 전장에 동원되는 「앙골라」의 비극을 종식시키는 길은 「크렘린」의 독점욕을 저지하여 3개 독립단체가 공평히 정권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며 그것을 위해서라도 미국의 단호한 대응 자세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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