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정신 맑으나 말할 땐 곤란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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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포드, 천단공원 관광>
「포드」대통령 부처는 2일 중공당 주석 모택동과 급작스런 회담을 갖기 전 부수상 이선념의 안내로 5백50년전 명조 때 왕들이 풍년제를 지내기 위해 지은 북경 교외의 천단을 관광. 「포드」대통령은 『명·청조 왕들이 이 사원에서 얼마동안 머무르며 제식을 가졌는가?』라는 질문에 안내인이 『30분 정도라고 대답하자 너무 짧다고 생각했던지 놀란 표정을 짓기도.
이 천단은 대소 2개의 원형 사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은 사원은 안뜰 반대편에 마주서서 속삭이는 소리가 벽을 따라 상대편의 귀에 들리도록 되어 있는데 「포드」대통령과 「베티」여사는 91m 떨어진 안뜰 반대편에 마주서서 벽에 귀를 대고 속삭이며 상대편의 속삭이는 소리를 서로 듣기도….

<베티, 모 접견 감명>
「포드」대통령 부인 「베티」여사는 모택동과 만난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고 모가 『대단히 친절하고 의기 상통』하는 사람임을 발견했다고 「셰러·웨이든필드」 「베티」 여사 공보 비서가 발표.
「웨이든필드」비서는 「베티」여사의 말을 인용, 모택동은 방년 18세의 「포드」대통령의 딸「수전」양이 그에게 인사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오자 눈을 크게 치켜 떴다고….
모택동은 얼마 전부터 몸이 쇠약해졌으며 그래서 극진한 외교적 예우 이외에는 외국 귀빈들의 방문을 받지 않았다.
모의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최근 모를 방문한 「키신저」 장관과 그 밖의 외국 인사들은 모가 명석한 정신 상태에 있으며 다소 말할 때 곤란을 느끼지만 「웰컴」(환영)이나 「예스」(예)와 같은 영어 단어들을 습득해 왔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모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모가 말하고자 하는 뜻을 해득하는 수도 가끔 있었다.

<포드, 발레에 찬사>
「포드」 대통령 일행은 이날 밤 인민대회당에서 『「이멩」산의 노래』라는 중공 혁명「발레」를 관람. 1947년 고 장개석군에 대항해 싸운 공산 「게릴라」의 투쟁을 담은 이「발레」는 현대 서구 음악에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상투적인 공산 「발레」로 공연이 끝나자 「포드」 대통령은 열렬히 박수를 치며 『훌륭했다. 즐거운 밤이다』라고 찬사. 「포드」일행은 공연장에 도착할 때 전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으며 공연이 끝난 후 「발레」출연자들도 「포드」대통령에게 답례의 박수를 보냈다.
「포드」대통령의 딸 「수전」양은 이날 만리장성과 명조 묘를 관광하다 급히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준비해 논 점심도 들지 못하고 서둘러 북경으로 돌아옴으로써 「포드」 대통령 일가와 모와의 회담이 급박했다는 추측을 확인케 했다.
만리장성을 둘러본 「수전」양의 소감은 『끝까지 걸어 올라가기에는 너무 가파른 것 같아요』라고….
「론·네센」 백악관공보비서, 「윈스턴·로드」 국무성기획국장 등 미 관리들은 중공 관리들이 매사를 정치에 적용시킨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
미 관리들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중공 농구 선수들의 키가 크고 작고 들쭉날쭉한데 대해 말하자 옆에 있던 한 중공 관리가 『큰 선수는 큰 선수끼리 모아「팀」을 만들고 작은 선수는 작은 선수들끼리 모아야 한다』고 엉뚱한 말을 해 「네센」은 잠시 당황했다.
그러나 「로드」국장은 「네센」대변인 귀에 대고 『중공 인들은 농구 얘기를 하면서 정치를 얘기하고 있다』고 귀띔, 중공 관리들에게 『모든「팀」은 똑같으니 동등하게 취급받아야지요』라고 받아 넘겼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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