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없는 결말… 새해 예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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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78억원 이상 삭감은 절대 불가』란 여당 방침은 일요일인 30일 상오 김주인 예결위원장이 남덕우 부총리와 함께 청와대를 다녀 나온 뒤 여당간부회의에서 확정.
박정희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생일에 아침까지 굶어 가며 애를 쓰고 있다』고 김 위원장을 격려했다는 것.
하오 5시30분에야 열린 예결위소위에서 여당은 벽두부터 언성을 높였다.
이중재 의원은 여당 안에 예비비 삭감 22억원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어제(29일밤 소위)는 왜 안 된다고 했어, 정부가 깎자니까 들어주는 거냐』라고 했고, 노승환 의원(신민)도 『새마을 차관사업비를 왜 깎느냐』고 고함. 양해준 의원은 『야당안을 들어보지도 않고 유인을 시키고 있으니 될 말이냐』고 여당측을 계속 비난.
하오 9시부터 열릴 예정이던 2차 회의는 신민당의 전략회의 때문에 10시5분에야 속개.
김 위원장은 신민당으로 찾아가 『야당은 세법을 관철했으니 예산은 양보해 달라』고 설득.
속개된 회의에서도 진전은 전혀 없고 설전만 계속. 김용성 의원(유정)은 『이제 토론을 그만하고 표결하자』고하자 이중재 의원은 『이×××』 『해볼 테면 마음대로 해』라는 욕설과 고함을 동시에 터뜨렸고, 노·양 두 야당의원도 이에 가세.
노 의원은 『여당 6명이 우리 3명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고 대들었다.
밤11시40분.
회의가 길어지자 회의장으로 들어온 김용태 총무에게 노·양 두 의원은 『점잖은 김 총무가 왜 들어와서 야단이요. 나가줘요』라고 퇴장을 요구했고, 김 총무는 『너무 고생들을 해서 위로하러 왔다』고 했다. 김용호 의원이 토론 종결을 동의하자 이중재 의원이 『10분간만 만나자』고 김 위원장에게 단독 회담을 요청, 김·이 양자회담에 남 부총리가 합류.
3자의 별실회담이 계속되었으나 「성과 무」로 끝나고 마침내 표결에 들어가 6대 3으로 여당안을 가결시킨 후 1일 상오1시25분 소위는 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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