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기자의 댓글톡톡] 이부진 사장의 택시 선행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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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이미지로 장사를 한다. 대중에게 전해지는 이미지로 먹고 산단 얘기다. 광고에 수십억 원을 쏟는가 하면 기업 회장이 직접 SNS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려고 애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 삼성그룹은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의 택시 선행으로 이미지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언론에서는 저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제목으로 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4억 원의 변상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가치를 얻은 것이다.

사연은 이랬다. 택시 운전기사 홍모(82)씨는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출입구 회전문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4명의 호텔 직원과 투숙객이 다쳤다.

호텔의 피해액은 5억 원에 달했다. 홍 씨가 가입한 책임보험은 5000만 원 한도에 불과해 스스로 4억 원 이상의 금액을 변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부진 사장은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고 택시기사의 사정을 알아보도록 했다. 사고 발생 이틀 뒤 신라호텔 관계자들은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있는 홍 씨의 집을 찾아갔다.

낡은 반지하 빌라에 몸이 성치 않은 홍 씨가 홀로 거주하고 있단 사실을 파악한 뒤 이 사장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이 사장은 택시기사의 어려운 집안 형편을 감안해 보상을 받지 않기로 했다. 또 “우리도 피해가 있었지만 운전자도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배상을 요구하지 말고 필요하면 치료비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언론 보도가 나가자 이 사장의 대응에 칭찬이 이어졌다.

해후*** ID를 쓴 한 네티즌은 “호텔 신라가 정말 따뜻하게 다가온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이부진 사장, 최고의 경영인이다”라고 했다. 사우스** ID 네티즌은 “82세에 택시를 해야할 형편이라면 짐작이 가는 상황이다”며 “홍보용이 될지라도 훈훈한 선행에 감동했다”는 댓글을 올렸다.

또 간헐**** ID의 네티즌은 “기업인의 자세에 좋은 귀감이 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냈다.

삼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정의당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정의당 트위터는 삼성이라면 무조건 비판만 할 것 같죠? 아닙니다. 칭찬할 건 팍팍 칭찬합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님, 정말 잘하셨습니다. 약자를 대하는 삼성의 자세가 앞으로도 쭈욱 이랬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이부진 사장에 박수를 보냈다.

이번 사건을 겪은 택시기사 홍씨는 “사고 이후 변제액 걱정에 거리에 나 앉을 상황이 될 것 같아 눈앞이 캄캄했는데 도리어 이런 호의를 받아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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