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진해의 중앙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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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좋은 도서관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지역사회나 국가는 그만큼 문화수준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도서관은 기록된 문헌이나 서적들을 보존할 뿐 아니라 이를 각계각층의 이용자에게 널리 활용케 하는 교육적 기능을 수행하는 문화기관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의회도서관, 영국의 대영박물관도서관, 「프랑스」의 국립도서관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이를 큰 자랑으로 여기는 그들 국민은 국립도서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마다 대소규모의 공공도서관을 두어 그 활용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 나라 도서관은 양과 질 양면에서 다른 발전도상국가에 비해서도 심히 뒤떨어져 있는 형편이다. 공식통계로는 3천3백개의 도서관이 있으나 대부분이 학교 안에 설치된 도서실 정도이고 공공도서관은 모두 합해야 서울의 국립중앙도서관과 2개의 시립도서관을 포함하여 1백개에도 미달하는 한심한 실정이다. 그나마 그 대부분이 선진국가의 대학도서관의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요, 심지어는 장서가 1천권 미만인 곳도 있다고 한다.
이런 딱한 실정을 감안하여 본사는 창립10주년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각지에 향토도서관을 세울 연차계획을 입안하여 추진 중에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이미 지난 23일엔 군산에, 그리고 30일에는 진해중앙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본사가 이 같은 사업을 연차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는 지역사회주민들에게 책과의 폭넓은 접촉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크게는 민족문화의 발전에 기여하려는데 있다.
흔히 도서관의 기능으로 ⓛ교육 ②정보제공 ③미적 감상 ④조사연구 ⑤「레크리에이션」등을 들고 있으나 이제부터 세워질 각지의 중앙도서관들도 그 운영여하에 따라 이런 다각적인 기능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수집·비치된 자료를 활용하여 독서안내·양서지도를 하거나 독서회·토론회·연구회·자료전시회·정기강좌·좌담회·「레코드·콘서트·연극회·환등회 등을 열거나, 통신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나 주부 「서클」 등의 학습활동을 지원하는 등 그 활동범위는 무한히 넓은 것이다.
또 각 지방의 향토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여 향토실을 마련한다든가 「육아의 휴가」· 「농업 및 목축업의 서가」·「디자인의 서가」 등을 설치하여 효과적으로 이용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들 도서관들은 직접 도서관에 오기가 불편한 변두리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서는 순회문고 「서비스」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 향토도서관들이 향토문화의 발전과 지성사회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다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렇듯 유능한 도서관관리자의 등장과 더불어 장서의 수를 늘리고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활용·협조를 얻는 일이다.
이미 발족한 군산·진해의 경우 .각계의 헌서운동으로 장서확보의 전망에 이미 밝은 서광이 비치고있다 하거니와 여기에 덧붙여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학교·문화단체·청년단체·부녀단체 등 지역의 교육기관·단체들이 지역사회도서관을 이 나라 도서관운동의 시범장으로 만들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이를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도서관에 대한 주민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라 하겠다. 시민 누구나가 수시로 자유로이 드나들면서 즐겁게 독서하고 폭넓은 문화활동의 장소로 이용하는 운영태세를 하루 속히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오늘의 지역사회 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화센터」 「학습센터」 「정보센터」로서의 기능까지도 아울러 수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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