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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내우외환 … 윤장현도 "6·15 제외에 경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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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안철수

안철수 의원의 리더십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6·15 및 10·4 남북공동선언을 신당의 정강정책에서 빼기로 했다는 논란 때문에 민주당 측의 반발을 산 데 이어 새정치연합 내부에서조차 의견 조율이 안 돼 삐걱거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안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강정책 전문에서 6·15 선언 등을 삭제 요청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선 전부터 6·15와 10·4 선언의 정신은 우리가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할 소중한 가치로 누차 천명해 왔다”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는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김기식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삭제 요청 사실 아니다? 그럼 새정치연합이 제출한 문건은 뭔가?”라고 적었다. 정청래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점령군 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새정치연합 윤장현 공동위원장이 광주광역시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위원장은 “광주에서 새 정치를 하겠다고 올라갔던 입장에서 (6·15 선언 제외) 소식을 접하고 경악스러웠다. 광주시민들도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8일 저녁 소식을 듣고 물어보니 한 분과위원의 얘기가 전달 과정에서 와전돼 문제가 확산됐다”며 “아무리 실무적 차원이라도 논란을 촉발한 당사자의 역사 인식은 잘못됐음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애써 강조하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날 새정치연합 회의 도중 이계안 공동위원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일도 발생했다. 당헌당규 2차 최종안을 이 위원장이 만들어 회의에 보고했는데 도중에 이 위원장이 “이런 식으론 더 이상 못한다. 내가 하는 건 여기까지다”라며 회의장을 떠나버린 것이다. 윤여준 의장이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논의해 왔던 최고위원제 폐지뿐 아니라 최고위원제를 유지하되 슬림화하는 방안, 별도의 의결기구를 두는 방안 등 여러 의견이 터져 나와 이 위원장이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당추진단 산하 새정치비전위원회는 이날 국회의원 평가제 도입 및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비례대표 의석 확대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의원 평가는 당내에서도 반발을 살 수 있는데다 비례대표 확대도 여야 합의가 필요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박성우·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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