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교육받은 실업자」 대비|미국에 학교-직장 연결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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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학교 교육이 노동 시장의 현실과 유리된 별개의 교육이어서는 안된다. 교육받은 사람들이 스스로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교육하라』-. 이것은 최근 미국 사회의 쉽게 호전될 것 같지 않은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의 와중에서 일고 있는 교육 제도에 관한 자체 비판 가운데 하나. 미국인들은 교육받은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실업상 태에 놓이게 되는 현상을 반드시 낮은 경제 성장 등 경기적 원인 때문으로만 돌리지는 않는다.
교육 제도에 근본적인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교육계는 교육받은 사람들에게 직장을 제공할 산업계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사회의 이 두부문은 마치 두 개의 주권을 가진 독립된 영역인 것처럼 인식이 되어왔고 상호 교류를 위한 통로가 전혀 없었다는데도 실업률이 늘어난 일단의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최근 미국 교육계는 이 두부문 사이의 간격을 좁히고 교육과 직장 사이의 연결을 보다 쉽게 만들기위한 일종의 교육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이른바 경력이 될 수 있는 「직장 교육」이란 것이다. 교육자들에 의해서 교과서와 실험실 등에서만 이뤄지던 전통적인 교육과는 달리 학생들을 직접 기업체 등에 취업시켜 교사들뿐 아니라 직장인들로부터도 실제로 취업할 분야의 직장에 관한 광범한 지식을 취득케 하는 것이다.
교육 혁신은 초등 교육 과정에서도 지금보다 직업 의식을 강화하는 내용의 교과 과정을 시행하는 것으로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교육의 가장 중점을 두어야할 대상은 학교를 마치고 직장 선택에 망설이는 청소년들.
그 이유는 미국에서는 최근 전보다 이들 청소년 (16∼19세)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었다는데 있다. 이들 중 대학 진학자들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고 최근에 군에 흡수되는 숫자도 적기 때문에 이 나이 청소년 중 약 20% (흑인 청년의 경우 약 35%)가 지난여름 실업자로 나타났다.
또 특히 이들에게 주목해야할 이유는 이들이 적응력도 강하고 감수성이 뛰어난 연령층에 있다는 사실.
청소년의 직장 적응을 조사한 「대니얼·양켈로비치」 (심리학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동료들의 행동에 민감한 대신 안정적이고 장래가 밝은 또 다른 직장으로 승급할 수단을 마련해주는 직장이라면 비록 처음에는 탐탁지 않은데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취업을 쉽게 하기 위한 통로를 넓히는 노력은 현실적 요청에 부응하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하다. 기업 측에서 이 문제에 호응하는 층들은 주로 중간 관리 층들과 몇몇 소규모 기업체의 사장들 뿐. 그리고 교육자로서 직접적인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카운슬러」 교사들이다.
그런데 「카운슬러」 1명 당 1천명의 학생이 배당될 정도로 이 관계 교사들의 수는 부족하고 비록 「카운슬러」들이 이 방면에 오랜 교육 경력을 갖고 있다 해도 다른 교사들이나 학교 당국으로부터 충분한 이해와 협조를 얻고있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 역할이 충분치 못한 실정.
한편 이런 「직장 교육」에 대한 교육자 일부에서의 반론도 없진 않다. 실제로 청소년들에게 직장을 마련해주는데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가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금같이 기술 변화가 신속한 시대에는 어떤 식의 교육도 실제로 노동 시장에서 장기적인 수요가 에측되는 기술을 가르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미「포춘」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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