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주는 정열적 연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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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의 여류 「바이얼리니스트」「유디스·샤피로」여사는 음악해석과 기술면에서 가장 정통적인 「바이얼린」주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음악의 중추인 「레인폴드·아워」계통의 연주자로서 남가주 대학 (현재「야샤·하이페츠」와 「피아티고르스키」가 명예교수로 있다)의 현악주임교수로 재직중인 「샤피로」여사는 한국의 유망주인 이승일군과 백형선군을 길러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친근감이 가는 음악인이다.
「바이얼린」교수였던 부친에게 음악수업을 받아 9세때 이미 첫연주회를 가져 절찬을 받을 만큼 천재성을 지닌 「샤피로」여사는 한때「보스턴·심퍼니·오키스트러」의 악장으로 추대되었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스스로 그 자리를 사양하는 겸양을 보였다. 이미 6순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의식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연주는 정열과 의욕으로 가득차 청중에게 감동과 경이를 안겨준다.
아직도 그에게 헌정되어 초연되는 현대곡이 많은 까닭은 음악인으로서 그의 자세가 부단히 노력하고 개척하는 진지함을 갖춘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연주는 그를 능가할만한 연주자가 없을 것이라는 정평이다.
「샤피로」연주태도의 장점은 지나친 주관적 해석을 배제하고 작곡가 본래의 요구에 따르는 객관적 연주를 한다는 점이다.
19세기후반 구미악단을 석권했던 「폴란드」출신「H·비에냐프스키」로부터 이어받은 명기 「과르넬리우스」에서 울려질 「모차르트」와 「멘델스존」의 협주곡들은 격조높은 음악성으로 이 청명한 가을날 우리의 심혼을 낭만으로 물들여줄 것이다. (21일하오7시 이대강당서 협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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