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무국이 한국 결의안 표결 순위에 농간|미·영·불 공동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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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유엔 본부 16일 AP합동】미국·영국·프랑스의 「유엔」주재 대사들은 16일 「유엔」사무국이 한국 문제에 대한 「유엔」 문서에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 「쿠르트·발트하임」 사무총장에게 이를 정식으로 항의했다.
미국의 「태플리·베니트」 대사와 「프랑스」의 「자크·레콩프트」 대리 대사, 영국의「제임즈·머리」 상임 부대표는 이날 매우 이례적인 조처로 「발트하임」 사무 총장을 만나 「유엔」사무국이 한국 문제에 대한 서방측과 공산 측의 2개 결의안의 표결 순위를 두고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는데 3개국이 이처럼 「유엔」에서 공동 보조를 취하기는 수년 전 「베를린」 문제에 대해 공동 보조를 취한 이래 처음이다.
총회의 절차 규정상 결의안 제출 순위에 따라 표결 순위도 결정되는데 서방측 결의안은 지난 6월27일에 제출되고 공산 측 결의안은 8월8일에 제출되었기 때문에 오는 21부터 개시되는 총회 정치위의 한국 문제 실질 토의에서 서방측 결의안이 표결의 우선권을 갖고 있으나 서방측 결의안이 「프랑스」가 제출한 일련의 수정안을 통합, 지난 10월10일 단일화된 것을 기화로 「유엔」사무국이 서방측 결의안을 10월10일에 재 제출되었다는 주를 달아 다시 발부한 것이다.
한국 문제에 대한 「유엔」 문서는 소련인 사무차장 「아르카디·세브쳉코」가 이끄는 사무국의 정치·안보과에서 다룬 것인데 한 「프랑스」 외교관은 「유엔」의 그러한 조치는 『노골적인 농간 행위』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유엔」 대변인은 「발트하임」 총장이 사무국의 조처에 동조하고 있다고 말해 그가 서방측 항의를 사실상 묵살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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