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어제와 오늘|공주사대 이종철·최동준 교수 논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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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마을 운동은 생활 개선과 복지 환경 조성 등 여러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어 왔으나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정착,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그 정신적 바탕을 정립하는 작업 등 가일층의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공주 교육대 이종철 교수와 최동준 조교수 「팀」이 74년11월∼75년3월 사이에 충남도내 68개 자립 및 기초 마을과 주민 6백80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새마을 운동의 정착을 위한 연구적 접근』이란 논문에서 지적된 결론이다.
이 논문은 이제까지 활발했던 행정적·실천적 접근이 아닌 객관성에 중점을 둔 연구자의 입장에서 새마을 운동을 다룬 것이 이색적이다. 특히 이 연구 논문은 지금까지 여러 가지로 풀이됐던 새마을 운동의 정의를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자율적으로 마을의 바람직한 발전적 개혁을 추구하는 운동』이라고 규정, 지역 사회 개발 사업에 관한 「유엔」의 공식 정의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 특기할 만하다.
이 교수 「팀」의 논문은 새마을의 발전상은 기준 연도인 71년 당시와 4년이 지난 74년 말 현재를 비교, 사회 정화·가계 생활 개선 등 생활 개선 면과 주거 및 환경 정비 등 복지 환경 면의 발전이 전체적으로 6·8∼11·5배의 발전상을 나타내 성과가 가장 뚜렷한 것으로 분석했다.
생활 개선 면에서는 자립 마을의 경우 마을 기금 조성이 4년 전에 비해 13·8배로 늘어나 가장 현저한 발전상을 기록했고, 다음이 사회 정화 10·8배, 가계 생활 개선 10·1배, 의례간소화 9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복지 환경의 경우 지붕 개량이 13·4배, 마을 회관 건립 13배, 전화율 12·1배, 아궁이 개량 11·3배 등으로 비교적 높은 발전을 했다.
그러나 「메탄·개스」 시설과 목욕탕 시설 등은 각각 0·9∼1·9배로 부진상을 드러내 환경 개선이 지나치게 외형적 정비에만 역점을 두고 추진돼온 것이 문젯점으로 제기됐다.
농경지 면적·수리 시설·도로 정비·농로 개설 등 생산 기반 조성은 기초 마을이 4·7배, 자립 마을이 6·1배로 다른 측면에 비해 저조했다.
품종 개량·소득 구조 개선 등 생산 소득 면도 평균 5·9배의 부진한 발전을 보였다.
다만 부녀 노동·유휴 노동력 활용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른 것으로 돼 있다.
소득원의 개발이 저조했던 것은 일반적인 경기 침체와 전문 기술의 부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됐다. 새마을 운동의 발전을 위한 요인으로는 정신 개발·추진 체제 정비·수행과정의 합리화 등 인위적 노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정신 자세의 확립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새마을 운동의 발전 전망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자의 대부분이 『판단하기 어렵다』와 『상당히 희망적이다』의 중간 단계의 반응을 나타내 아직도 회의적인 태도를 해소시킬 여지가 많았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이 논문은 새마을 운동의 정착화를 위해 △새마을 교육 강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 마련 △구체적 장기 개발 계획 수립 △새마을 운동 연구를 위한 전문 기구 설치 △언론인·종교인 등 지식인과 도시인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적극적인 참여 태세 확립 등을 건의했다.
이밖에 이제까지의 행정 주도 방식에서 탈피, 주민들에 의한 자발적인 추진 체제 확립과 자율적 활동을 지원·육성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정부에서 훌륭한 새마을 지도자를 발굴, 표창하고 있으나 집단 전체보다 지도자 개인을 부각시키는 포상은 부작용을 빚을 우려도 있다는 것.
특히 마을안에 지도자와 필적하는 공헌자가 있을 경우 특정인의 포상이 오히려 마을 전체의 융화를 금가게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 「팀」은 이 같은 측면에서 새마을 운동은 좀더 체계적으로 탐색·정리돼야 할 여지가 다분히 있다고 문젯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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