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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직업의식이 결핍돼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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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8년간 우리나라의 직업여성은 40%라는 괄목할만한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 많은 직업여성들이 가정과 직장을 양립시키는 문제에서 생기는 갈등, 직장안에서의 남녀 차별대우등 여러 고민을 안고 있다. 최근 YWCA청년전국대회(3일∼5일·경북 왜관)에서 경북대 김태영교수(사회학)는 『직업여성의 당면문제』라는 주제강연을 해 주목을 끌었다. 다음은 그 요지.
우리나라 직장여성의 가장 큰 당면문제는 여성이 임금·승진·승급등에서 남자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는다는 점이다. 근로기준법 5조의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차별대우 금지규정은 실제로 실시되지 않고 있으며 근무시간·휴일등의 근로기준법 보호규정은 전혀 외면되어있다. 보호규정은 여성은 1일 2시간이상, 1주일 6시간이상은 시간외근무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또 월1일의 생리휴가, 산전후 60일 유급휴가등을 주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별로 지켜지지 않는다.
임금과 승진의 차별은 은행같은 기업체에서 현저하다. 여행원은 고졸일 경우, 같은 남자행원보다 월4천원 임금이 차이가 나며 시간외수당은 여행원은 남자행원의 반밖에 받지 못한다. 4급 행원이 되려면 남행원은 6년 근무로 족하지만 여행원은 10년 근무라야 한다.
직장안에서의 이런 남녀차별은 여성들에게 올바른 직업관과 직업의식이 결핍되어 있다는데서 그 한원인을 찾을수 있다.
1천5백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직업의식 구조조사」에 의하면 여성들이 직업을 갖는 이유는 「집안살림을 도우려고」(39%)·「사회경험을 얻으려고」(33%)·「용돈마련을 위해」(10.3%)·「결혼저축을 위해」(9.5%)·「답답해서」(4.4%)등이다. 「답답해서」「사회경험을 얻으려고」등이 취업 이유인 한 여성들이 직장에서 맡은 일에 수동적일 것은 확실하다.
직장내의 단체활동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도 여성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등의 무관심한 의식을 지니고 있다.
또 하나 직업여성이 심각하게 겪는 문제는 동양적인 한국사회에서 가정과 직장을 어떻게 조화 있게 양립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직장에 성의를 기울일수록 가정을 등한히 하기 쉽고 자녀교육·부부관계를 소홀히 하기 쉬운 것이다.
어머니없이 자라는 자녀는 정서적으로 건전하게 성장하기 힘드므로 특히 자녀교육문제는 사회적으로도 고려할 단계에 이르렀다. 어린이교육은 각 가정의 문제가 아니고 전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직업여성의 차별대우 타개는 우선 여성자신이 직업관과 직업의식을 높여 스스로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남녀차별의 고정관념이 뿌리박힌 사회에도 책임이 있지만 여성 각자의 책임도 크다.
각 단체들은 「캠페인」을 벌여 모든 여성들에게 직업의식을 불어넣어 주는 운동을 벌여야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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