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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새해 시정연설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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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나는 지난 30년 동안 그 많은 시련과 고난을 이겨낸 우리 국민들의 강인한 의지와 단결력, 그리고 오늘의 발전과 성장을 이룩한 빛나는 슬기와 무한한 저력이 있는 한 머지않아 이 땅에 평화는 정착되고 번영은 이룩되어서 5천만 겨레의 염원인 통일조국도 반드시 실현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지금 격변하는 국제정세와 세계적인 경제불황 그리고 날로 격화되는 북한공산집단의 침략도발 등 2중3중의 도전과 시련을 겪고있다.
더욱이 지금 북한공산집단은 이처럼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편승하여 국제사회에서 우리 대한민국을 왜곡선전하고 있으며, 우리의 국제적 지위가 향상되고 있음을 질시한 나머지 온갖 비방과 모략 중상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낭비·비능률 제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이와 같은 간접침략과 거짓 평화선전을 무력침략 못지 않게 철저히 경계하고 이를 분쇄해야만 하겠다.
또한 국제경제의 실태를 보면 전세계는 지난 2년 동안 자원문제 특히 석유파동과 식량부족 때문에 심각한 경제불황을 겪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도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무역적자와 물가상승과 실업문제 및 경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나는 이와 같은 내외현실을 배경으로 하여 1976년도에 정부가 추진해 나갈 시책의 중점을, 밖으로는 안보 및 경제외교를 더욱 강화하고, 안으로는 자주국방력을 착실히 배양하면서 서정쇄신 및 경제안정을 이룩하는데 두고자 한다.
이를 부문별로 설명한다면 첫째, 외교부문에 있어서는 새해 외교정책의 중점을 안보외교에 두면서 아울러 경제·문화외교 및 통일기반조성외교도 강화하여 나가겠다.
우선 안보외교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주축으로 하여 한·미간의 전통적인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증진하고 주한미군의 계속적인 주둔과 자주국방력 강화에 필요한 지원확보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대일 외교에 있어서는 한·일간의 선린우호관계의 유지가 양국의 공동번영을 위해 매우 중요하며, 또한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가 「아시아」지역의 안전과 평화에 직결되고있다는 사실을 양국이 함께 인식하고 호혜호 등의 원칙 하에 상호협력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
그리고 구주지역의 우방과의 기존우호관계를 더욱 증진하는 한편, 다른 모든 국가에 대해서도 우리의 평화이념과 통일정책을 보다 깊이 이해시키고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입장을 보다 강력하게 지지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겠다.
아울러 경제외교에 있어서는 우리 경제의 당면과제인 국제수지개선을 위하여 수출증진과 무역수지개선을 도모하면서 자본 및 기술협력을 확대해나가겠다.
그리고 산유국을 비롯한 자원보유국과의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한편, 주요수입 국과의 특정상품수입「코터」교섭을 적극 추진하고 「가트」·「운크타트」등 국제기구를 통하여 무역장벽의 제거와 통상증진을 도모해 나갈 것이다.
문화외교에 있어서는 우리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해외에 널리 소개하고 각종 국제학술회의와 국제문화기구에 적극 참여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규모의 학술회의와 문화행사를 우리 나라에 적극 유치하여 국가상호간의 이해와 협력증진에 노력해 나갈 것이다.
또한 통일기반조성 외교에 있어서는 「7·4」남북공동성명의 기본정신에 입각하여 북한측에 대해 남북대화의 재개를 계속 촉구해 나가겠다.
둘째, 새해에는 안보의 핵심인 자주국방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나가겠다.
정부는 앞으로도 자주국방의 요체가 되는 군 장비의 현대화와 군의 정예화를 위한 시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며 군의 정신전력을 계속 강화하고 전술전기를 연마해 나가겠다.
나는 앞으로의 5년이 자주국방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국민들이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기꺼이 부담하는 방위세와 정성어린 방위성금은 자주국방확립을 위한 소중한 재원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를 한푼의 낭비도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국민의 뜻에 보답할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셋째, 서정쇄신을 계속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 정부는 금년에 서정쇄신의 일환으로 공무원사회의 부조리를 발본색원하고자 집중적인 노력을 강력히 기울여 왔다. 이와 같은 서정쇄신 작업의 추진은 말할 것도 없이 공무원의 기강을 확립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무원상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행정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제고하여 일제히 낭비와 비능율을 과감히 제거하려는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특히 대민 업무와 관련된 부조리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강력한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한바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행정절차의 간소화, 행정권한의 하부위임을 위한 제도 및 조직의 개선, 민원의 합리적 처리 등을 추진하고 행정능률을 제고하여, 점증하는 행정수요를 원활히 충족해 나갈 수 있도록 행정합리화를 밀고 나갈 것이다.

<민간경제 영역 확대>
특히 민간경제활동의 영역확대와 내용다양화에 부응하여 경제행정을 효율화하고, 행정의 조장기능을 강화하여 민간의 창의를 계발하고, 기업활동이 활발히 전개되도록 행정운용체제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서정쇄신이 그 실을 거두려면 무엇보다도 공무원들의 정신혁명이 앞서야 되는 것이며 또 한편으로는 공무원들의 기본적 생활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넷째, 경제의 안정기반을 공고히 구축하고 국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다. 우리의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가 금년 하반기부터 회복될 징후가 나타나 내년에는 상당한 실질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비추어 우리의 수출은 수요 면에서의 어려움을 다소 덜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그들의 수출가격을 인상시키고 있으며, 최근 석유수출기구가 국제 원유가를 또다시 10% 인상키로 결정한 것과 같이 자원보유국은 그들대로 세계적「인플레」의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의 교역조건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물가와 국제수지 면의 불안정 요인은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운 현실에 있다.
따라서 새해의 경제시책의 중점은 물가의 안정과 국제수지의 개선을 통하여 안정기반을 재정비강화하고, 착실한 성장추세를 지속시키는데 둘 것이다.
먼저 새해에는 물가안정에 최대한의 정책역점을 두어갈 것이다. 올해 물가는 수출부진 등을 타개할 의도로 취한 환율 인상의 파급 등으로 20%내외의 상승이 불가피했지만 내년에는 안정기조가 회복 정착화 되도록 추진해 나가겠다. 이와 같은 물가의 안정을 위하여는 정부와 더불어 기업 및 소비자가 일체가 되어 합심 노력해야 되겠다. 즉, 정부는 유동성 관리를 적정히 하여 그 과다공급을 방지할 것이며,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경쟁조건을 정비하는데 주력하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물가안정의 요체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있으며 기업이 존립하고 성장하는데 있어 가격인상에만 의존하려는 경향은 과감히 지양돼야 하겠다.
다음으로는 국제수지를 개선시키는데 주력하겠다.
내년에 우라는 해외수요가 회복기회를 현명하게 포착 활용하는 한편, 수입수요를 적정히 조절하여 국제수지를 개선해나가야 하겠다.
우리는 지난해의 47억 달러 수출달성에 이어 해외시장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금년의 수출목표 달성에 진력하고 있으며, 새해에도 정부는 수출진흥정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한편 수입절약을 위하여는 국산원자재의 개발과 중간재의 수입대체를 촉진하고, 아울러 산업정책 면에서도 부존자원활용과 「에너지」절약적 산업부문에의 투자에 우선을 두어나갈 것이다. 이상과 같은 안정화노력과 병행하여 성장을 적정 선에서 유지토록 하겠다.
내년에는 해외경기가 회복되는 추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므로 우리의 수출 잠재력 및 성장가능성을 살려 앞서 말한 안정화 과제를 추진하면서 8%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룩토록 할 것이다.

<76년에는 주곡자급>
1976년은 우리가 그 동안 추진해온 제3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새로이 제4차 5개년 계획을 준비하는 해이다. 나는 먼저 2조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함으로써 국민부담의 증가를 가져 오게된 이유가 우리의 국가적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안보태세의 확립과 서정쇄신 및 경제건설의 계속을 위한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 국민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바이다.
새해예산의 특징은 첫째, 자주국방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안보외교를 뒷받침하도록 했으며 둘째, 서정쇄신의 성공적 추진을 기하기 위하여 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도록 했으며 셋째, 적정성장을 달성하고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농어촌 개발, 중화학공업의 건설 및 사회 간접자본의 확충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넷째, 국민생활의 향상을 위하여 서민주택, 상수도 및 통신시설 등을 확충하고 취로사업을 계속하도록 했다. 끝으로 정부 스스로가 절약을 수범키 위하여 행정기구의 확대나 증원을 억제하도록 하는 한편, 일반경상경비를 최대한 절감하도록 하였으며 재정운영이 경제안정 목표에 부응하도록 하기 위하여 일반재정부문의 세입과 세출이 균형 되도록 했다.
새해 예산에 의해서 지원되는 시책과 주요사업에 관하여 말하겠다.
먼저 안보 면에 있어서는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하여 안보태세를 더욱 공고히 다져나가기 위해 군 장비를 현대화하고 방위전력을 제고시키는 한편 민방위체제를 확립하여 자주국방태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함으로써 북한공산집단의 위협에 대처해 나가겠다. 또한 안보외교활동과 해외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여 국제사회에 있어서 우리의 우위를 계속 견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으로 실효성 있는 서정쇄신이 구현되도록 했다. 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벽지공무원의 우대를 뒷받침함으로써 공직자들이 생활에 대한 안정감을 갖게 하여 사기를 진작시키도록 하였으며, 서정쇄신 경비 등 기관운영비를 적정수준으로 계상하여 참신하고 명랑한 공공행정의 기풍을 조성해 가도록 했다.
경제분야에 있어서는 첫째 새마을사업을 주축으로 한 농어촌경제의 개발에 계속 힘을 기울이겠다.
식량증산에 있어서는 당초 계획대로 76년에는 주곡의 자급이 달성되게 되며, 특히 쌀 생산은 금년의 당초계획 3천2백만 섬을 넘는 증산에 이어 내년에도 통일벼와 유신품종을 확대 재배함으로써 획기적인 증산을 기하고자 한다.
특히 식량증산을 위한 생산기반투자를 내년에도 계속 확대하여 농업용수 4만6천ha를 개발함으로써 수리안전답율을 88%로 높이겠으며, 경지정리사업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다.
둘째로, 중화학공업의 건설을 촉진하고 수출산업 및 중소기업육성을 지원하겠다. 먼저 철강부문에서는 포항제철의 제2기 확장공사를 76년 내에 완공토록 하며, 이어 5백50만t 규모로 확장하는 제3기 확장공사도 추진하여 명실상부한 종합제철소로 건설해 나가겠다.
기기 공업에 있어서는 창원기계공업 기지내의 공장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인력의 확보와 소재공급의 원활화를 위한 시책을 펴나가겠다. 전자공업은 수출전략산업으로 계속 육성해 나갈 것이며, 선진국의 신기술 도입과 국내기술개발노력을 병행하여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계속 강화토록 할 것이다.
조선부문은 금년 들어 국제적인 해운불황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있지만 선박규모 등 해외수요동태에 맞추어 이를 계속 육성해 나아갈 것이며, 시설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하여 수출선 수주 등 시장개척 노력도 병행하여 강화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석유화학공업부문에 있어서는 여천석유화학기지에 「나프타」분해 「센터」및 동 계열공장건설을 추진할 것이며 7비 공장을 77년도 완공예정으로 추진할 것이다. 이로써 비료부문은 국내공급은 물론, 수출 여력을 갖게되는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와 아울러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보호에도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 나가겠다. 셋째, 사회간접자본을 계속하여 균형 있게 확충해 나가겠다.

<석탄생산을 극대화>
새해에는 국도포장사업을 계속 확충하여 포장율을 46%까지 제고시키겠다.
그리고 국제무역량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하여 기존항만시설의 정비개량으로 이용도를 높이고, 이미 착공을 본바 있는 군산외항과 북평항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으며, 포항·여수·창원·온산에 항만공업용수 등 지원시설도 계속 확충해 나가겠다.
철도부문에 있어서는 계속 증대하는 수송수요에 대처하기 위하여 충북선·호남선의 복선건설을 계속 추진하겠으며, 전력부문에 있어서는 현재 건설증인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건설에 이어 2호기와 3호기의 건설을 추진함으로써 발전시설을 확충하여 갈 것이다.
새해에는 1개의 화력, 1개의 수력발전소가 준공을 보게 됨으로써 5백11만㎾의 발전시설용량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석탄산업에 대한 각종 지원시책의 계속적인 추진으로 석탄생산을 극대화시킬 것이며 새해에 1천8백만t이상을 생산토록 하겠다. 통신부문에 있어서는 계속 늘어나는 통신수요에 대처하기 위하여 통신시설을 확충할 것이며 시내전화는 21만6천 회선을 증설하겠다.
새마을 통신에 있어서도 새로이 l천6백 리·동에 전화를 가설하겠으며 장거리 자동전화시설도 계속 확충해 나가겠다.
넷째, 기술개발과 과학기술의 진흥을 도모하겠다.
기존 한국과학기술연구소와 한국과학원을 계속 육성하는 한편, 선박연구소·해양개발연구소·기계기술연구소의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
다섯째로, 국민의 생활환경과 사회복지의 증진을 도모하겠다.

<교육 균형발전 도모>
정부는 새해에도 농어촌에 새로이 30만5천호를 전화하여 전화율을 77%로 제고시키고 저소득층을 위하여 「아파트」등 서민주택을 대폭 증축하는 한편, 간이급수시설과 상수도시설을 확충할 것이다.
특히 의료혜택이 적은 농어촌에 순회 진료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
그리고 가족계획사업도 계속 추진하는 한편 공해방지대책에도 세심한 배려를 해나갈 것이다.
특히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하여는 새마을 노임소득사업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새해에도 정부는 국민윤리교육 및 반공교육자의 강화, 실업교육의 내실화, 의무교육의 확충, 교육의 지역적 균형발전 등을 도모해 나가겠으며, 특히 지역사회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학을 특성화해 나가겠다.
그리고 체육시설의 확충, 우수선수의 양성, 국제「스포츠」의 교류를 통해 체육의 진흥을 기해 나가겠다. 다음은 문화예술시책이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문예진흥 5개년 계획을 계속 알차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전통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작업을 확충하며 문화유산을 과학적으로 보존 전승해 나가겠다. 또한 건전한 창작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문화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국제문화교류를 더욱 증진해나가겠다.
그리고 외래문화예술의 맹목적인 모방에서 탈피하여 이를 우리의 것으로 소화 흡수하는 한편, 저속하고 퇴폐적인 일부 대중예술을 정화해서 건전한 국민기풍을 진작시키고 전파매체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방송의 시설과 내용을 질적으로 크게 개선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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