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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심장 박동기 우리 나라서도 실용화|가톨릭대 김삼수 박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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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40∼50대는 일생을 통해 가장 「억울한 죽을」을 당하기 쉬운 시기다. 특히 심장운동이 갑자기 멎어서 급사하는 예가 많다. 현대의학은 이「억울한 급사」를 방지하는 대책을 세우느라 온갖 최신지식과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각광을 받고있는 인공심장박동기의 「테크닉」이 우리 나라에서도 실용화단계에 들어섰다.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6명의 환자에게 인공 심장박동기를 달아주는데 성공한 「가톨릭」의대내과교수 김삼수 박사에게 현황을 알아본다.

<금년 6예 성공>
인공심장 박동기(페이스메이커)는 죽음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건강생활을 영위하면서 천수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마력을 지녔다고 해서 「재2의 조물주」라고 불릴 정도. 현대의학 중 가장 진보된 영역이다. 『잦은 현기증과 실신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날을 누워지내기만 하는 환자에게 「페이스메이커」를 달아주면 수영을 줄기고 정상적인 건강생활을 하게 됩니다』김 박사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페이스메이커」로, 심장이 갑자기 멎어 급사하는 사람들을 구함으로써 40∼50대의 사망률을 상당히 줄이고있다고 말한다.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한 사람은 맥박이 고르지 못한 이른바 부정맥 환자. 맥박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맥이 뛰지 않으면 죽음을 의미한다. 부정맥은 불길한 증상이다. 『부정맥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50세 안팎의 현대인에게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고혈압·동맥경화증·심장병 등 심혈관계질환 뿐만 아니라 당뇨병을 비롯해서 갖가지 질환에도 부정맥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40∼50대의 「억울한 급사」의 원흉이라고 할 수 있지요.』이 부정맥을 심장운동을 조절, 정상적으로 맥박이 뛰도록 해주는 것이「페이스메이커」라는 김 박사의 설명이다.
흔히 피곤하고 가슴이 답답하며 머리가 개운치 않으면 피로한 탓이겠지, 아니면 간밤에 술을 마신 탓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또는 간이나 소화기능이 나빠서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개운치 않은 것으로 오인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은 부정맥의 위험신호라고 김 박사는 경고한다. 더욱이 두통이 심하고 현기증이 나거나 실신까지 한사람은 반드시 부정맥 여부를 「체크」해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억울한 급사」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다.
「페이스메이커」는 52년에 첫선을 보인 인공장기의 일종으로 몸밖에다는 체외식·휴대식과 체내에 매몰하는 식입식, 그리고 몸밖에서 무선으로 체내의 수신장치에 송신하는 유도식 등 4가지가 있다.
이용하는 전원도 수은·「리륨」·원자력·「니켈」·「카드뮴」·생체「에너지」등 다양하다.
『문명생활과 부정맥 환자의 발생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생활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페이스메이커」를 단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요.
현재 미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페이스메이커」를 단 환자가 집에서 전화를 통해 상태를 전송, 의사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전화 「페이스메이커·클리닉」이 성행하고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금년에 6명의 부정맥 환자에게 「페이스메이커」를 달아주는데 성공했을 뿐 이어서 보건당국의 경제적인 지원이 아쉽습니다.』
비록 실용화는 되었지만 「페이스메이커」를 다는데 1백여만원이 들기 때문에 당국의 지원이 없이는 당장 보편화는 어렵다는 김 박사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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