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게릴라 처형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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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스페인」경관 살해혐의로 기소되어 군 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이들「스페인」지하혁명조직 또는「바스크」지방 분리주의 운동 자들인 젊은 5명의 사형수들은 사형이 확정된 후 12시간이내에 집행토록 되어 있는「스페인」현행법에 따라 이날 전격적으로 총살형이 집행됐다.
초 추의 아침 햇살이 눈부신 묘지에서, 군부대 사격장에서, 그리고 음산한 골짜기에서 5명의 청년들이 죽어 갔다.
충혈 된 눈으로 형장에 끌려 온 5명의「스페인」반정「게릴라」들은 체념한 듯 총살대의 총탄을 맞고 조용히 죽어 갔다. 다만 가족들의 통곡과 유혈이 형장의 아침공기를 무겁게 할 뿐이었다. 「바스크」분리주의자「환·페레데스」의 총살현장에 그의 형과 함께 동행했던 변호사들은 총살직전 그의 형이 승리의 표시로 동생에게 손을 펴 보였으며「페레데스」는 『「바스크」조국만세! 자유만세! 혁명만세!』를 외친 후「바스크」독립투쟁 가를 부르기 시작할 때 총살대장의『발사』라는 명령이 떨어졌었다고 전했다.「바스크」독립·자유운동(ETA)대원「환·페레데스·마노트」(22)는 동료대원들에게 투쟁계속을 호소하는 유언장을 쓴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대원들은 처형직전「게릴라」가를 불렀다. 사형수 가족들은 감방에서 사형수들과 함께 마지막 밤을 보내도록 허용 받았다.
그러나 한밤을 지낸 가족들은「마드리드」의「카라반첼」형무소 밖에서 사형수들과 마지막 이별할 때 울음을 터뜨리며 몸부림치다가 실신하기도 했다.
반「파쇼」자유전선(FRAP)대원인 당 년 21세의 학생「호세·루이스·산체스·브라보·소야스」어머니와 누이는 형무소에서 끌려 나올 때 피맺힌 울음을 터뜨렸다.
사격장에서 이들은 육군공병대소속의 총살 대에 처형되었다. 변호인들로부터의 마지막 감형호소를 청취한 군관구 사령관들은 사형수들을 교수형으로가 아니라 총살형으로 처형하는데 동의했다.
유언=이들 5명은 26일 하오 각각 변호사를 통해 최후의 서한을 내고 그들의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호세·루이스·산체스·브라보」(21·대학생)=누이「비키」에게『무엇보다도 어머니와 친지들을 위로해 주기 바란다. 내가 겪어야 할 일은 걱정할 가치가 있을 만큼 큰 일은 아니다. 세계는 항상 변화하는 것이며 나는 두려움 없이 평온한 마음으로 있다.
내 아내(실비아=정치범으로 투옥돼 있음)를 보게 되면 이 편지를 전하고 내가 마지막 「키스」를 보내면서 그녀는 순교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해 다오. 그녀가 새 삶을 시작하도록 해 다오. 불행하게도 우리의 결혼은 너무 짧았고 더구나 내가 다른 일들에 몰두함으로써 그녀가 필요로 하는 사랑과 애정을 모두 쏟을 수가 없었다. 혹시 그녀가 아들을 낳게 되면 그 아이에게 내 이름을 물려주도록. 그 녀석에게 어느 날 엔가 내가「삶은 이겨야만 할 위대하고 긴 경주」라는 말을 들려주기를 바랐다고 전해 다오.
「키스」와 포옹을 보낸다.「루이스」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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