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북괴군 수뇌 독살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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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24일 동양】미국의 저명한「칼럼니스트」인「잭·앤더슨」씨는 24일『한국전쟁 중 북괴군 수뇌 진을 독살하려는 기괴한 음모」가 꾸며진 일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앤더슨」씨는 이날「워싱턴·포스트」지에 게재된 그의 고정「칼럼」에서 이 독살음모에 관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냄새도 맛도 없는 독약을 평양에 있는 북괴군 최고사령부의 장교전용식당으로 투입, 북괴군 수뇌를 살해하려던 음모는, 1950년대 초기에 꾸며졌다.
그 음모의 고안자인「윌리엄·버크」소령(현 육군소장)은 서해 백령 도에 비밀본부를 둔 「레퍼드 기지」에서「게릴라」침투활동을 총지휘하면서「동키」(당나귀)「울프·팩」(이리떼)이라는 암호를 사용, 북한내부에 침투한 모군 특수요원들을 감독하고 있었다.
어느 날 북한지역에 침투한 모 군 요원들은 중공군과 소련고문관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적 최고사령부의 장교전용식당 안에 동료 1명을 몰래 심어 놓았다는 보고를 보내 왔다. 대담한「버크」소령은 북괴군 수뇌부를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여겼다.
그는 주한 미8군사령부로 이 작전계획의 수행을 위해 무향·무취한 독약을 요청하는 극비「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 요청은 거절되었다. 아마도 그러한 종류의 효과적인 독약을 입수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미8군사령부는 또 그러한 독약이 있을 경우 미군장교들에 대한 보복독살과 장교식당을 사용하는 소련고문관들의 돌연한 사망으로 야기될 소련 측의 비난을 우려했다.
「버크」소령은 사령부의 거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수주 뒤「버크」소령은 기지 안의 쥐들이 군수품을 먹어 버리고 있다고 속임수를 써서 쥐 잡이 용으로 쥐약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버크」가 말하는「쥐들」이 북괴장병들이라고 의심한 미8군은 이 요청도 다시 거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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