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내년의 미국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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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경제의 체온계는 역시 미국. 미열정도로 두러 눕기만 해도 다른 지역은 중상에 빠지곤 한다. 76년 도의 미국경제전망은 얇으나마 분홍빛을 띤 것 같다.「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가 5인의 전문가들로부터 받아 낸「카르테」에 의하면-. <경제부>
「제임즈·L·페이트」<미 상무성 경제담당차관보>
올 3·4분기의 실질성장률은 6∼8%, 4·4분기는 6%정도일 것으로 생각된다.
76년 도에는 4∼6%의 실질성장률을 보여 줄 것이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상당한 .수준의 회복세라고 판단된다.
지금은 재고감소가 생산촉진의 원동력이 되고 있으나 내년에는 기업지출의 확대가 이에 대신할 것이다.
어쨌든 이번의 경기회복속도가 과거의 경험에 비해 극히 느려질 것만은 틀림없다. 그것은 자동차·주택산업이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팽창하면서 경기를 주도해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현재 연 9백만 대의 생산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4·4분기와 내년에도 9백50만대 선에서 맴돌 것이고 주택착공건수도 현재의 1백20만 건에서 연말에는 1백50만 건, 72년 수준인 2백40만 건에 도달하려면 2년은 걸릴 것이다.
「조엘·폽킨」<국립경제조사 국 수석연구원>
「인플레」가 완전히 잡히기는 어렵다. 내년에도 연 6∼8%의 상승률 사이에서 유동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임금의 대폭적인 인상 내지 이로 인한「코스트·푸쉬·인플레」의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작년 4월 임금동결이 해제된 직후에는 연 10%이상의 임금인상이 실현되어「인플레」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최근의 임금상승률은 연 7∼8%선이고 내년에도 이 정도에서 멈출 것이다.
더구나 내년의 노동생산성상승률이 4·5%가량 될 것이므로 임금인상으로 인한「인플레」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이윤율의 확대가 필요하고 게다가 유류가 인상의 가능성도 엿보이므로 76년도 물가상승률은 6∼8%정도라고 추계 된다.
「제이·슈미데스캠프」<「미시건」대 소비자동향연구소장>
올 4·4분기에는 소비자지출의 증가율이 여전히 저속으로 늘어날 것이다. 사람들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저축을 해 두려는 심리가 강하고 수입자체도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향은 차차 약해질 것이다. 경기가 이젠 바닥을 지났다고 믿기 시작했고 실제로 생산수준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76년 도에도 본격적인 소비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통화긴축으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 확실한 이상 소비지출의 대종이자 경기회복의 주춧돌인 자동차·주택에 대한 지출이 대폭 늘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경기회복이 어느 정도 진행되더라도 또다시 불의의 불황이 찾아올 것에 대비, 끈질긴 저축심리를 보여줄 것으로 생각된다.
「게이로드·프리먼」<퍼스트·시카고사 회장>
금리가「크리스마스」께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할 것 같다. 연방은행이 통화공급을「타이트」하게 끌고 갈게 틀림없는데 자금수요는 그 무렵부터 부풀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나 이것은 피할 도리가 없을 것이다. 내년 여름께는 기업의 투자·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나서 제법 호황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올해와 내년 1·4분기까지는 점진적인 경기회복이 있을 뿐이며 가속도가 붙는 것은 그 이후라는 뜻이다.
77년에도 경기는 여전히 좋겠지만 실업률은 76년 말까지도 5%이하로 내리기가 어려울 것 같다.
「케네드·다이거슨」<저축조합연맹 수석연구원>
75년도 하반기의 연간 주택착공건수는 지난해보다 약 10만 호가 떨어진 1백15만 건 정도로 추측된다.
내년에는 점차 늘어나서 연말께는 1백60만∼1백70만 건 꼴로 될 것이나 연간실적은 1백50만 건 가량밖에 안될 것이다.
형태별로는 단독주택이 전년 비 20∼25%, 연립주택이 40∼5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본다.
과거에는 주택건설이 늘어나면 가격상승이 뒤따랐으나 이번은 다르다. 올해의 주택건설비 상승률은 연 9∼10%, 내년에는 6∼7%밖에 안될 것이다. 이와 같은 추계는 이미 임계 점에 다다른 주택금융 금리가 76년에는 좀 인하되리라는 가정 하에서 얻은 것이며 만약 금리가 오히려 올라간다면 주택건설은 끝장이라고 봐도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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